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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아하 그렇구나] 새 국제수지 매뉴얼

등록 2011-01-03 09:17수정 2011-01-03 11:10

선박수출액 계상법 ‘인도시점→분할’로 바꿔
작년 경상흑자 줄었지만 대외채무 감소 효과
한국은행은 세밑에 발표한 ‘2010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서 종전 전망과 달리 연간 경상흑자 300억달러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몇 달 사이에 수출이 급감한 것일까요. 아니면 한은이 잘못된 예측을 한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뀐 통계 기준에 있습니다.

1년 전 국제통화기금(IMF)은 국제수지의 현실 반영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국제수지통계 매뉴얼(BPM6)을 만들어 회원국에 이행을 권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은도 두 달 전부터 새 매뉴얼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 매뉴얼을 적용하면, 2010년 1~10월 경상흑자 규모는 290억달러에서 231억달러로 줄어들게 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대표적인 수출상품인 조선(배)의 수출 계산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새 매뉴얼은 선박 수출을 계산하는 방식을 배를 넘겨주는 시점에서 배를 만드는 시점으로 바꾸었습니다. 보통 선박 수출 대금은 2년 6개월에서 3년 사이에 5차례가량 나눠 받습니다. 이전에는 국내 조선사가 선주에게 선박을 인도하는 시점이 수출액으로 잡혔습니다. 이 경우 배를 건네주는 시점엔 수출액이 과도하게 부풀려지게 됩니다. 그리고 선박건조 대금으로 미리 받은 돈(선수금)은 부채로 잡혀 대외채무가 커 보이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경상흑자 규모가 줄어든 것도, 이전에는 배를 넘겨줄 때 잡히던 수출금액이 새 매뉴얼에 따라 2007~2009년으로 분할해 잡히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선박 수주가 활발했던 2007년 경상 흑자는 53억달러에 그쳤으나 이렇게 새 기준으로 따져보면 흑자액이 217억달러로 대폭 늘어나게 됩니다. 배를 만들면서 받은 선수금을 수출로 계산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선박 수주가 급감하기 시작한 2009년에는 경상수지 흑자가 이전 기준 426억달러에서 새 기준에선 327억달러로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매뉴얼이 국제수지에 불리한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선 대외채무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새 매뉴얼을 적용하면 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 연속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게 됩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경상수지가 32억달러 흑자로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채무는 3660억달러로 이전 기준(4153억달러)과 비교해 500억달러 가까이 줄었습니다. 이밖에 직접투자로 분류되던 국외 건설공사가 건설서비스 항목으로 옮겨지면서 적자 폭은 전체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계산방식이 바뀐 것일 뿐이므로 경상수지가 나빠졌다고 해석해선 안 된다”며 “오히려 수출에 따른 외화자금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고 경상수지 변동 폭이 축소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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