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KB 등 적극 동참…구조조정 탄력받을 듯
금융지주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등으로 위기에 빠진 저축은행 인수에 나선다. 새로 취임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저축은행 문제의 조기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사들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저축은행 구조조정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저축은행의 안정화가 안 되면 1금융권에도 파급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금융권 전체가 나서서 빨리 안정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저축은행 1~2곳 이상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현재 감독당국과 경영정상화 약정(MOU)을 맺고 자본확충과 부실자산 매각 등을 진행중인 저축은행 61곳 가운데 몇 곳을 인수한 뒤 하나로 합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비(KB)금융지주도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 “저축은행 문제가 국내 금융시장 안정에 중요한 과제로 대두하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 대해 국내 리딩 금융그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혀, 저축은행 인수 의사를 내비쳤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전체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해소하고 시스템을 유지하려면 금융지주사들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부실 저축은행 매각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금융지주사들에 저축은행 인수를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여왔던 금융지주사들이 금융위원장이 바뀌자마자 금융당국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나섬에 따라, 저축은행 문제 해결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신년인사회에서 “(저축은행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있고 기본 방향은 이미 결심이 서 있다”고 말해 신속한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금융의 저축은행 인수방침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김수헌 최혜정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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