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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카드사 경쟁 과열 ‘제2 카드사태’ 부르나

등록 2011-01-11 20:41수정 2011-01-12 08:57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수 추이/카드모집인 추이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수 추이/카드모집인 추이
마케팅비·모집인수 급증 신규발급수 등 위험 경보
가계부채 약한고리 될수도…금감원 실태검사로 ‘제동’
금융당국이 신용카드사들의 과열 경쟁에 제동을 걸고 나섰음에도 올해 주요 카드사들의 시장 다툼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급증하는 카드사 현금대출 관행과 회원 쟁탈 경쟁이 제어되지 않은 채 금리 상승기와 경기침체기를 맞게 되면 수년 안에 카드발 가계버블 사태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11일 주요 신용카드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그동안 카드 업계는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외형 위주의 과당경쟁을 자제해 왔으나, 올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쟁의 강도를 더 높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당장 다음달 말 케이비(KB)국민은행에서 분사하는 케이비카드와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로 하나에스케이(SK)카드와 외환카드가 같은 계열사로 묶일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농협·우리·외환·한국씨티 등도 카드 사업을 분사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한 카드사 임원은 “분사나 합병을 하는 회사들은 실적과 수익률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실적을 높이기 위해선 고객을 더 많이 빼앗아 와야 하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현금대출 서비스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률이 갈수록 줄어들자, 최고금리가 30%에 육박하는 카드론·리볼빙 등 현금대출 사업을 강화할 것이란 얘기다.

카드와 관련한 각종 지표는 과열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경제활동인구 한 명당 카드 수는 평균 4.6장으로, 카드대란 직전인 2002년 4.57장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신용카드 모집인도 5만명을 넘어서 한 해 전보다 40% 이상 늘었다. 신용카드 모집인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불법 영업행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는 카드사들이 과당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6개 전업계 카드사의 지난해 1~9월 순이익은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 줄었지만, 회원모집과 마케팅에 쓴 비용은 4조7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2.4% 증가했다.

금융위기 뒤 미국에선 카드빚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오히려 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미국에선 신용카드 채무가 43억달러 감소했다. 27개월째 순상환이다. 10월에는 54억달러 줄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1~9월 현금대출은 78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견줘 3900억원이 늘었다. 현금대출 가운데 카드론은 40.1%(5조1000억원)나 증가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몇 년 안에 제2의 카드사태가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은 카드대란 때와는 달리 연체율이 안정적이어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전업계 카드사의 지난해 9월 말 연체율은 1.83%다. 하지만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고용 악화로 소득이 줄고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카드론 등 카드대출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금리마저 오르면 가계 부채상환 부담이 커져 카드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13일부터 전업계 카드사의 과당경쟁 실태 검사를 진행한다. 금융위기 이후 중단됐던 카드업계 점검이 2년여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카드대란 당시에도 정부의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서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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