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환율변동성이 주요 20개국(G20)과 아시아 신흥국가 중 4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31일 내놓은 ‘경제브리프-원 달러 환율변동성이 큰 배경과 시사점’을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환율변동성(전일 대비 변동률 기준)은 0.6%로, 오스트레일리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4번째로 높았다.
우리나라의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1990~97년에는 0.2% 수준이었으나, 2007년 1월부터 2008년 9월 리먼 사태 이전에는 0.34%로 세계 10번째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에는 1.69%로 급등하며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지난해는 천안함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진 게 큰 영향을 끼쳤다.
보고서는 “환율변동성 확대가 외환시장 거래규모를 증가시키고 경제의 대외충격 흡수 능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과도할 경우 기업의 수익 및 비용 관련 불확실성을 증가시켜 수출과 투자를 감소시키고 물가상승 압력을 증대시키는 등 실물경제에 부작용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환율변동성이 1%포인트 증가하면 수출금액은 7.1%포인트 줄어들고, 수입물가는 2.7%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환율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6월 발표된 자본유출입 변동완화방안, 12월 발표된 거시건전성 부담금 제도 등이 무리 없이 도입·운영되도록 정책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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