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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물가 불안” 아우성인데…한은 ‘환율 방어’ 택했다

등록 2011-02-11 20:56

한은 기준금리 추이 / 소비자·생산자물가 추이 (※클릭하면 확대)
최대교역국 중국 긴축에
수출경쟁력 약화 우려한듯
인플레 기대심리 ‘부채질’
전문가들 “3월엔 올릴 것”
기준금리 2.75%로 동결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물가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월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한 것은 통화정책의 무게 중심을 여전히 물가보다 성장과 환율에 두고 있음을 다시한번 확인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애초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한 전문가들은 중국의 금리 인상으로 금통위가 지난달에 이은 추가 금리 인상의 부담감을 덜 수 있게 됐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금통위는 한국의 최대교역국인 중국이 지난 8일 금리를 올리며 긴축에 나서자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금리 동결로 중국발 인플레이션(차이나플레이션)에 선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이나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선 원화가치 상승 폭이 위안화보다 같거나 커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물가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하락(원화가치 상승)하고 있는 추세여서 금리인상이 환율 하락을 가속화시킬 것이란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금리가 오를 경우 글로벌 자금이 환차익을 노리고 국내로 대거 유입돼 환율 하락 압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외환시장 변동성도 커진 상황에서 금통위가 부담을 느껴 동결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가안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금리인상으로 환율 하락을 유인하는 게 맞다. 금리인상에 따른 원화가치 상승은 자연스레 수입물가를 떨어뜨리고,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하락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최근의 물가상승이 수요 요인 보다 공급 요인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금통위가 판단한 것도 동결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 회복과 맞물려 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어, 자칫 또 다시 금리 인상 실기 우려를 낳고 있다.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곧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1%로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를 넘어섰고, 생산자물가 역시 6%대로 급등하는 등 물가불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민근 엘지(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내 경제와 세계 경기도 개선되고 있어 한은이 다음 달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락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3월과 5월 격월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가 금리인상 숙제를 다음 달로 미룬 이날 금융시장은 큰 폭으로 출렁거렸다. 코스피는 2000이 붕괴됐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6원 오른 1128.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남북관계 악화와 이집트 사태의 혼돈 우려가 다시 커진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과 기준금리 상승 가능성으로 시세차익과 환차익을 실현할만한 여건이 조성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아치우고 달러를 매수했기 때문이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과 함께 인플레이션 자체가 앞으로도 금융시장에서 계속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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