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지수 추이
한은 1월 지수 발표
국제 원자재값 오름세를 타고 수입물가가 2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뛰어올랐다.
한국은행이 16일 내놓은 ‘1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4.1% 올랐다. 2009년 2월(18.0%)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수입물가는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앞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품과 광산품 등 원자재 수입물가가 24.2% 오르면서 상승행진을 주도했다. 농림수산품은 원면(96.6%)과 천연고무(79.8%), 밀(70%), 쇠고기(30.6%), 옥수수(25.6%)를 중심으로 35.5%나 급등하면서 2008년 10월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광산품 역시 원유(18.4%)와 철광석(102.5%), 유연탄(41.7%)을 중심으로 22.9% 상승했다.
중간재 가격도 10.8% 올랐다. 중간재 가운데 경유(25.0%), 액화가스(23.6%), 휘발유(20.9%) 등 석유제품과 주석(51.2%), 니켈(37.5%), 선철(24.6%) 등 1차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이 주로 올랐다. 화학제품도 원유가격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아 12.1% 상승했다.
수입계약을 맺은 국가의 화폐기준(계약통화)으로 수입물가는 15.8% 올랐지만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이 상승 폭을 다소 줄였다. 임수영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수입물가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원유가 크게 뛴 것이 물가지수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며 “철광석은 일반적으로 연초에 분기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은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반영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수입물가의 큰 폭 상승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보였던 지난해 1월의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수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9% 올랐지만, 지난달과 비교하면 0.9% 내렸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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