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불안에 소비자 체감경기가 1년9개월 만에 가장 나쁜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내놓은 ‘2011년 2월 소비자동향지수’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5로 지난달보다 3포인트 낮아졌다. 2009년 5월 이후 1년9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 지수는 기준치 100을 넘으면 경기를 좋게 보는 응답자가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지난해 11월 110을 기록했던 소비자심리지수는 12월 109, 1월 108로 석 달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현재 경기판단 지수는 82로 전달보다 6포인트, 향후 경기전망 지수는 94로 3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의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현재 생활형편 지수는 89, 생활형편 전망 지수는 96으로 각각 1포인트와 2포인트씩 낮아졌다.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택·상가가치 전망 지수는 111, 토지·임야가치전망 지수는 108로 1포인트씩 올랐지만 주식가치 전망 지수는 102로 4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 1년 동안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7%로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향후 물가가 4.0% 넘게 오를 것으로 예상한 소비자는 지난달 24.6%에서 28.7%로 늘어났다. 6개월 뒤 금리 수준 전망지수는 전달보다 7포인트 급등한 138로, 1997년 4분기 이후 14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완섭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차장은 “물가상승, 구제역 파동, 전세대란 등 악재 요인이 집중되면서 소비자 심리 악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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