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신한금융 이사회 격론 끝 통과
“내분사태 일으켰는데…” 지적
“내분사태 일으켰는데…” 지적
신한금융지주가 경영진 내분사태와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불명예 퇴진한 라응찬(사진) 전 회장에 대해 거액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 권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신한금융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한금융은 지난달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라 전 회장이 기존에 받은 30만7354주의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사회가 지난해 12월 라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 3명의 스톡옵션 행사 권한을 사법적 판단이 나올 때까지 보류하기로 했었다”며 “라 전 회장은 검찰 조사 결과 불기소로 나왔기 때문에 보류했던 스톡옵션 행사 권한을 풀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스톡옵션 행사 권한을 회복하자마자 라 전 회장은 최근 스톡옵션 일부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 전 회장이 받은 스톡옵션 가운데 현재 행사시점이 됐고, 행사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낮아 실제 행사할 수 있는 수량은 21만2241주다. 지난달 28일 신한금융 종가 기준으로 평가차익(세전)이 28억3000만원에 달한다.
금융권에서는 라 전 회장이 횡령 혐의 등에 대해서는 무혐의 판정을 받았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중징계를 받은데다 ‘신한사태’의 핵심 당사자라는 점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신한금융 이사회에서도 라 전 회장에게 스톡옵션 행사 권한을 다시 주는 데 대해 사외이사 2명이 반대해 2시간30분에 걸친 격론 끝에 관련 안건이 통과됐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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