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대출문턱 높이자 제2금융권에 발길 몰려
1년새 11.3% 늘어 314조원…비싼 이자 ‘울며 겨자먹기’
금리인상땐 가계부담 가중
1년새 11.3% 늘어 314조원…비싼 이자 ‘울며 겨자먹기’
금리인상땐 가계부담 가중
저축은행과 신용협동기구, 여신전문기관 등 비은행권의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리스크 관리’를 내세운 시중은행들이 문턱을 높이면서, 서민들이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린 탓이다. 그러나 이들 기관의 대출금리가 10%대 이상의 고금리인데다 신용대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금리와 경기상황에 따른 부실화 위험이 커지고 있다.
■ 서민 대출수요, 비은행권으로 9일 한국은행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대출 규모는 746조원으로 전년(691조9000억)보다 7.8% 늘었다. 특히 비은행권의 대출이 전체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31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4% 늘어났으나,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314조5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동안 11.3%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가계대출에서 비은행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40.8%에서 42.2%로 확대됐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와 고용 부진, 소득 감소 등의 여파로 서민들의 대출 수요는 높아졌지만, 시중은행들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대출을 제한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서민들이 고금리를 무릅쓰고 대출이 상대적으로 쉬운 비은행권으로 몰리면서 신협·새마을금고 등 신용협동기구의 대출 잔액은 금융위기 와중에도 10% 넘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서민들의 대출수요와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영업경쟁이 맞물려, 카드론 등 현금대출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 현재 카드업계의 대출잔액은 23조9000억원으로, 전년(16조8000억원)에 견줘 42.3% 늘었다.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상승과 전셋값 인상 등이 맞물려 올해도 서민들의 대출수요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가계부채 부실화 ‘복병’될라 그러나 비은행권 대출은 경제여건이 취약한 서민층이 주로 이용하는 만큼, 금리 인상기를 맞아 서민층의 이자부담이 늘어나면 부실화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 특히 저축은행·신용협동기구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등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확대돼왔다. 지난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인 것과 상반되는 움직임이다.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비은행권은 신용대출 비중이 높아 경기부진이 장기화되고 소득불균형 악화가 지속하면, 저소득층이나 저신용층을 중심으로 부실화될 소지가 높다”고 우려했다. 2010년 6월 말 현재 비은행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일반은행(0.65%)보다 6배 높은 3.94%를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물가상승 압박으로 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미 소득 1분위(하위 20%)의 금융부채가 처분가능소득의 3.6배에 이르고 있어, 금리 인상으로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질 경우 가계와 금융기관의 동반부실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규복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이 비은행금융회사의 부실 가능성과 처리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또 서민 관련 정책금융을 활성화해 서민들의 금융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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