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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최근 폭등…선제대응 실패한 한은에 책임론

등록 2011-03-13 21:20

가격부침이 큰 석유류·농산물 등을 뺀 물가
[아하! 그렇구나] 근원 인플레이션

물가가 하루 다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한은이 금리인상 때를 놓쳤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4차례나 금리를 올렸는데 실기했다는 주장은 비합리적”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김 총재가 이런 말을 한 속내는, 최근의 물가 상승은 유가와 농산물 가격 등 불가항력적인 요인 때문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겠지요. 그러나 ‘근원 인플레이션’(core inflation)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지난달 물가목표치 중심선인 3%를 넘은 것도 한은이 때를 놓쳤음을 의미합니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말부터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12월 2.0%에서 올 1월 2.6%로 0.6%포인트나 뛰었습니다. 2월 근원 인플레이션은 다시 0.5%포인트 급등하며 3.1%로 치솟았습니다.

근원 인플레이션이란 물가의 큰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 석유류와 농산물과 같이 일시적 외부 충격과 계절적 요인으로 가격 변동이 심한 품목을 빼고 계산한 물가지수를 말합니다.

한은이 통화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선 기준이 되는 물가지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급작스런 요인에 따라 물가지수의 진폭이 크면 정확한 정책 수립과 물가지수의 방향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근원 인플레이션은 중요한 지표입니다.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도 물가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의 주요 지표로 근원 인플레이션율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정작 근원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있습니다. 유류 가격과 채소값 폭등이 아니더라도 이미 상당한 수준의 물가상승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근원 인플레이션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한은이 선제적으로 대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한은이 지난 10일 금리를 올렸더라도 시장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1998년 한국은행법이 개정되면서 통화정책 운용체계가 물가안정목표제로 전환됐습니다. 물가안정목표제 도입 초기에는 근원 인플레이션을 목표 대상 지표로 삼았습니다. 일시적인 급등락 가능성이 큰 석유류 등을 제외하면 기조적·추세적 물가 움직임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고 중앙은행 통제가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은 국민이 매일 소비하는 농산물이나 자동차, 난방에 쓰이는 석유 가격이 오를 때 체감물가와 괴리될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2007년 이후에는 목표 대상 지표를 소비자물가지수로 변경하게 됐습니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소비자물가보다 대체로 낮고 변동성도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납니다. 소비자물가지수가 대체로 근원 인플레이션보다 높다는 것이지요. 서민들의 물가 고통도 근원 인플레이션보다 더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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