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17.7%로 급증 자산건전성에 악영향
금감원 “자금조달·건전성지표 집중 점검할것”
금감원 “자금조달·건전성지표 집중 점검할것”
지난해 할부금융업과 리스, 신기술금융 등 여신금융만을 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들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금융으로 번 돈을 부동산으로 ‘까먹는’ 모양새다.
1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0년 여신전문금융회사(카드회사 제외) 경영실적’을 보면, 여전사 57곳의 순이익은 9331억원으로 전년(9570억원)보다 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할부 금리가 낮아지면서 할부금융 수익이 감소하고 부동산 처분 등 영업외손실이 1000억원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부동산 피에프 부실이 자산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현재 여전사들의 부동산 피에프 대출 연체율은 17.7%로 전년보다 14.3%포인트 늘어났다. 부동산 피에프 부문의 부실이 커지면서 여전사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2009년 4.9%에서 지난해 6.4%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 적립률(적립해야 하는 충당금 대비 실제 적립한 충당금 비율)도 145.4%에서 127.6%로 줄어들어 손실흡수 능력이 약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부동산 피에프 대출의 부실 규모가 큰 여전사에 대해선 부실감축 계획을 요구하는 등 강도 높은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전사의 피에프 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3조원으로 전체 자산(66조3000억원)의 5%를 차지하고 있다. 2009년 말(3조9600억원)에 견줘 1조원 가까이 줄었다.
반면, 경기회복 바람을 타고 자동차 판매가 늘면서 자동차금융 규모는 크게 늘었다. 지난해 여전사들의 자동차금융 취급액은 21조8654억원으로 전년(16조9278억원)보다 29.2% 급증해 전체 자산성장을 견인했다. 자동차금융은 자동차 할부, 자동차 리스, 자동차구입자금대출(오토론) 등으로 구성된다. 금감원은 자동차 판매대수가 늘고 할부금리가 낮아지면서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지난해 할부금융 신규 취급규모는 10조4532억원으로 전년(6조9829억원)보다 49.7% 급증했다. 가계대출은 전년보다 5100억원 증가한 9조66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물경기가 회복되면서 자동차금융 취급실적이 늘어나는 등 영업실적은 좋아졌지만, 기업대출 건전성 지표가 나빠져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 남아 있다”며 “경기 침체와 금리 상승 등 잠재적인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 자금조달 상황이나 건전성 지표, 불건전 영업행위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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