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당기순이익과 배당성향
합병뒤 35건 3003억에 매각…2년째 순이익 절반이상 배당
지점 27곳도 올해 폐쇄키로…30일 영업점직원 총파업 예고
지점 27곳도 올해 폐쇄키로…30일 영업점직원 총파업 예고
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SC제일은행)이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이 은행이 2년 연속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에 쓰고 있는데다 부동산을 대거 매각하고 있는 탓이다. 이 은행 노조는 30일 전국 영업점 직원들이 서울에 모여 총파업을 벌이기로 하는 등 노사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에스시제일은행은 지난 3월 서울·경기·부산 등 전국에 있는 지점과 출장소 27곳을 올해 상반기 안으로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 은행은 2005년부터 간헐적으로 부동산을 매각해오다 2009년부터 매각 속도를 높였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를 보면, 에스시제일은행이 2005년 스탠더드차터드은행에 합병된 이후부터 보유부동산 35건을 3003억5900만원에 매각했는데 2009년에만 24건(2265억원)을 매각했다. 여기에다 서울 잠실 전산센터를 4000억원에 매각하는 계획도 현재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 쪽은 “고객 방문이 많지 않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점은 폐쇄하는 대신,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등 채널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모그룹인 스탠더드차터드은행이 에스시제일은행의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자 각종 자산을 팔아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4300억원) 대비 25% 감소한 3224억원을 기록했다.
고배당도 논란거리다. 에스시제일은행은 2009년 설립된 한국에스시금융지주에 50%가 넘는 고배당을 해오고 있다. 현재 한국에스시금융지주가 에스시제일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영국 스탠더드차터드은행이 이 지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시제일은행은 2009년에는 순익 4300억원 가운데 2500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58%에 이르렀다. 2010년에는 3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순익이 줄었지만 배당성향은 62%로 높아졌다. 스탠더드차터드은행은 2005년 제일은행 인수와 동시에 상장을 폐지했다.
김재율 에스시제일은행 노조위원장은 “은행이 장기성장에는 관심도 없이 고배당에만 집착해 자신들의 배당은 62%나 챙겨가면서 직원들의 임금 2% 인상안은 결렬시켰다”며 “경영실적이 시중은행 꼴찌 수준인데 경영실패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은행 쪽은 “스탠더드차터드는 지난 6년 동안 약 5조원을 에스시제일은행에 투자했다”며 “한국 지주사가 지금까지 에스시제일은행에서 배당받은 금액의 대부분은 국내에 재투자됐고 외국 본사에 배당된 금액은 2010년 결산배당 1000억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제일은행은 공적자금이 17조원이나 투입돼 회생시킨 국민의 은행”이라며 “혈세로 되살린 은행을 통해 교묘하게 이익을 챙기고 있는지 금융당국이 확인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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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스탠다드차타드(SC)제일은행 본점 앞에서 노조원들이 연봉제 도입 등을 반대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 유리창 너머로 보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SC제일은행의 주요 부동산 매각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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