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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은행 판매 미·영, ‘자문형 랩’ 믿고 투자할 수 있을까

등록 2011-06-08 20:28수정 2011-06-08 22:00

고객확보 우위 내세워 영업시작…불충분 설명 우려도
시중은행들이 자문형 랩어카운트(맞춤형 종합자산관리계좌) 시장에 일제히 뛰어들고 있지만 충분한 준비를 갖추고 있지 않아 불완전 판매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일부터 3개 자문사의 자문을 받아 운용하는 자문형 특정금전신탁 상품인 ‘KB 와이즈 주식특정금전신탁’을 모든 지점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외환은행도 같은 날 ‘KEB 자문형신탁’ 상품을 출시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다음주에, 하나은행과 농협은 이달 말 자문형 신탁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자문형 신탁은 은행이 고객의 돈을 신탁받아 투자자문사와 연계해 돈을 굴린 뒤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은행들은 최근 자문사 연계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뼈대로 한 ‘자문형 특정금전신탁 표준약관(계약서)’이 제정됨에 따라, 증권사가 선점한 자문형 상품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은행권의 자문형 신탁상품 출시로 자문형 랩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대 중반 주식형 펀드 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펀드를 국민은행이 2004년부터 팔기 시작하면서 불이 붙은 바 있다. 은행들은 자문형 상품도 영업점에서 팔게 되면 방카슈랑스와 펀드처럼 저변이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은행이 증권사에 견줘 영업점과 고액자산 고객이 많아 경쟁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1046개에 이르는 전 지점에 판매담당을 한 명씩 정해 판매에 들어가는 등 대부분의 은행들이 전 지점에서 이 상품을 팔 계획이다.

하지만 은행권이 충분한 준비를 거치지 않고 자문형 신탁상품을 내놓는 바람에 불완전 판매 우려를 낳고 있다. 자문형 신탁상품을 팔려면 직접 자금을 굴리는 자문사의 운용 철학과 스타일, 투자성향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시중은행 영업점 직원들은 아직까지 자문사 이름도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자문형 신탁상품을 출시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문형 신탁상품을 판매할 땐 자문사의 대표가 어떤 스타일인지, 과거에 어떤 운용 성과를 냈는지를 고객에게 잘 설명해주는 게 필요한데 영업점 직원들이 아직 그런 수준이 아니다”라며 “시간을 두고 교육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고객 맞춤형 상품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서비스를 하려면 기존 고객들의 투자성향 등이 꼼꼼하게 분석돼 있어야 하나 이런 부분도 준비가 부족하다. 또 펀드 운용보고서보다 꼼꼼한 운용보고서가 필요한데, 어떤 항목과 기준을 넣을지 등 구체적인 틀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은 은행연합회 신탁전문위원회를 중심으로 몇 차례 모임을 열었지만 은행들 간에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별 맞춤형 자산배분 전략을 제시하려면 고객들의 기존 자산 포트폴리오와 수익률을 정밀하게 분석을 해야 한다”며 “그러나 기존 데이터 분석작업을 통해 디테일하게 만들어야 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문형 신탁상품의 운용보고서는 붕어빵처럼 찍어내는 펀드 운용보고서와는 다르다”며 “고객 1명을 위한 펀드라는 개념에서 운용보고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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