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손보율 80.3% 사상최고
‘자동차 사고는 날씨·경제·사면·월드컵과 함수 관계에 있다.’
20일 손해보험협회 자료를 보면, 13개 손해보험회사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에 견줘 5.1%포인트 늘어난 80.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손해율은 고객이 낸 보험료 가운데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을 뜻하는데, 손해율이 71%를 넘어서면 보험사가 손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해보험 업계에서는 지난해 손해율이 올라간 주요 요인으로 날씨와 경제 상황을 꼽고 있다. 지난해 겨울에는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가 더해져 접촉사고가 많이 늘어났다. 또 경제성장률이 6.2%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상황이 좋을수록 손해율은 높아진다. 자동차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고,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 이용이 많아져 사고도 그만큼 증가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사면과 스포츠와도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교통법규 위반자 사면 조처가 이뤄진 다음해에는 교통사고 건수가 연평균 3%가량 늘어났다. 사면을 받은 운전자들이 면허를 딴 뒤 또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외환위기 이후 손해율이 가장 낮았던 때는 월드컵이 열린 2002년으로 68.3%에 그쳤다. 스페인을 8강에서 격파하고 4강 신화를 썼던 2002년 6월 손해율은 59.8%로 떨어졌다. 정부가 월드컵을 앞두고 대대적인 교통단속을 한데다 우리나라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붉은 악마’가 길거리를 점령해 시내 교통량이 크게 줄어 교통사고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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