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100건중 3건꼴
설명 부족 등 불완전판매
우리아비바·흥국생명 순
홈쇼핑은 KDB·동부 많아
설명 부족 등 불완전판매
우리아비바·흥국생명 순
홈쇼핑은 KDB·동부 많아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김철민(가명·35)씨는 지난해 10월 보험회사의 텔레마케터를 통해 각종 상해를 보장해주는 실손보험을 들었다. 당시 김씨는 텔레마케터에게 지난 2008년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쳐 10일 동안 병원에서 입원했다는 얘기를 했다. 김씨는 올 초 등산을 하다 발목을 다쳐 보험료를 청구했는데, 보험사 직원이 “이전에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얘기하지 않아 ‘고지의무 사항’을 위반했다”며 치료비는 지급했지만 보험계약을 해지해버렸다. 김씨가 텔레마케터에게 얘기했다고 말했지만, 김씨와 텔레마케터와의 상담 내용은 녹음되어 있지 않았다.
보험사들이 전화로 보험상품을 판매하면서 고객에게 제대로 상품을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연맹이 보험사의 2010년 경영공시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생명보험사의 텔레마케팅 불완전판매 비율은 3.0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건당 3건이 불완전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불완전판매 비율이란 보험에 가입하는 고객 중 상품 설명이 부족하거나 자필서명, 서면 동의 등을 받지 않아 해지되거나 무효가 된 건수의 비율을 말한다. 전화로 보험상품을 파는 텔레마케팅의 경우, 생명보험사의 평균 불완전판매 비율은 3.09%로, 손해보험사의 0.98%에 견줘 3배 이상 많았다.
보험사별로 보면, 우리아비바생명이 9.98%로 10건당 1건이 불완전판매되고 있었다. 이어 흥국생명이 8.24%, 산은금융그룹 계열사인 케이디비(KDB)생명이 6.10%였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그린손보가 2.75%, 현대해상은 2.68%로 지난해보다 2.3배나 증가했다.
홈쇼핑에서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은 생보사는 케이디비생명(5.47%), 동부생명(4.57%), 알리안츠생명(4.5%) 등이었다. 손보사는 한화손보가 5.47%로 상당히 높은 불완전판매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이어 롯데손보가 2.43%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텔레마케팅 영업은 보험 계약을 빠른 시간에 유치할 수 있어 많은 보험사들이 주요 판매채널로 삼고 있다”면서도 “불완전판매 교육을 하고 있지만 설계사만큼 정착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정책개발팀장은 “텔레마케팅이나 홈쇼핑에서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은 것은 전화로 상품을 판매하는 탓에 정확한 계약내용을 잘 모르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홈쇼핑에서 가입을 했더라도 보험계약서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보험사의 불완전판매에 대해 내년부터 규제가 강화된다. 금감원은 내년부터는 공시대상에 불완전판매 계약해지율, 보험금 부지급률, 보험금 불만족도를 추가하도록 했다. 김철영 금감원 보험업무팀장은 “공시대상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불완전판매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보험사들은 적극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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