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이어 한국은행도 결국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한은 물가안정목표 상한인 4.0%로 높였다. 내년 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 물가 불안이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3%로 낮췄다.
한은은 15일 내놓은 ‘2011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평균 4.0%(상반기 4.3%, 하반기 3.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 4월 경제전망 때 제시한 3.9%보다 0.1%포인트 높은 것으로, 정부의 수정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4월 예상했던 것보다 외식비 인상 등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더 커졌기 때문에 연간 물가전망을 0.1%포인트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요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의미하는 근원 인플레이션율(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물가상승률)도 올 상반기에 3.2% 오른 데 이어 하반기에는 3.8%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물가 불안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4%로 예상했다. 올해 전망치 4.0%에 비해서 0.6%포인트 낮은 수준이지만, 이는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현상이 작용한 것이다. 이상우 국장은 “내년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3%로 예상하고 있는데, 기저효과에 따른 영향을 제외하면 3.8% 수준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4% 가까운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근원 인플레이션율도 내년에 3.7%로 상승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소비자물가보다 높다는 것은 물가상승 압력이 유가와 원자재가 등 공급 측면에서 수요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으로 확대된다는 얘기다. 이 국장은 “내년에는 공급 측에서의 상승 요인이 줄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영향이 커질 것”이라며 “내년에 기조적으로 물가를 결정하는 요인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와 수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4.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4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상반기에 3.8% 성장한 뒤 하반기에는 4.7%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종전 전망치인 110억달러보다 늘어난 155억달러로 전망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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