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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서민이자 챙긴 은행들, 주주에 수조원 배당 논란

등록 2011-07-20 20:20수정 2011-07-20 21:10

KB·신한금융 연도별 배당금 추이
KB·신한금융 연도별 배당금 추이
외환 이어 KB·신한도
1조원 이상 배당 시사
외국인이 절반 챙길듯

가계부채 1천조원 시대
높은 예대마진으로 수익
“수수료·금리 내려야” 지적

외환은행이 1조원에 이르는 분기배당을 실시한 데 이어 케이비(KB)·신한금융 그룹도 고배당을 시사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이익 중 일부를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벗어나자마자 배당부터 늘리겠다는 행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국내 금융그룹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뒤 배당을 큰 폭으로 줄였다. 2006년 1조200억원을 배당해 ‘고배당’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케이비금융은 2008년엔 배당을 하지 않았다. 신한금융도 배당금을 2007년 6204억원에서 2008년엔 2450억원으로 줄였다.

하지만 올해 시중은행의 수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융그룹들은 고액 배당을 검토하고 있다. 어윤대 케이비금융 회장은 최근 1조8000억원대의 자사주 매각과 관련해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 주주 배당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도 1조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금융그룹 임원은 “주주들의 고배당 요구가 높은데다 금융그룹 주식이 저평가 돼 있어 주주를 위해 배당을 높일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중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4조7000억원에 이르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7.9% 증가할 것”이라며 “4대 금융그룹의 2011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은 9조812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증권분석가들의 추정 배당성향(순이익에서 배당액이 차지하는 비중) 24%를 적용하면 총 2조3500억원이 주주들에게 지급되는 셈이다. 외국인들은 지분 53%를 보유하고 있어 이 가운데 1조2400억원가량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은행들이 예년보다 높은 예대마진(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 차이)으로 ‘땅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수익을 내 배당을 한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은 국내 은행들이 올 2분기에만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으로 8조원이 넘는 이익을 낼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시중은행 예대마진 추이’를 보면, 예대마진은 2009년 12월(2.68%포인트), 2010년 12월(2.85%포인트), 2011년 5월(3.01%포인트) 등으로 계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예대마진이 0.1%포인트만 올라도 이자 부담은 1조원이 늘어난다. 서민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지만, 이렇게 은행으로 들어간 돈의 상당부분이 은행 주주들에게 넘어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이익 중 일정 부분을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금리를 조정하거나 수수료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은행들이 수익을 배당하는 데만 신경쓰지 말고 자기자본 확충과 서민대출 확대, 사회공헌 활동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주요 금융그룹에 내부 유보를 늘리는 방식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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