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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실수요자에 대출 재개? 그런 얘기 못들었다”

등록 2011-08-21 20:45수정 2011-08-21 21:51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가능 상품 여부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가능 상품 여부
가계대출 상담 직접 받아보니
시중은행 “본사서 막아 대출 불가” 창구 혼선
예비부부 “전세자금 3천만원 못빌려” 발동동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중단에 들어간 지 이틀째인 지난 19일. 서울 명동의 시중은행 지점 대출 상담 창구는 한산했다. 농협 명동지점의 한 대출 창구에는 고객 1명만이 대출 상담을 하고 있었다. 곧바로 기자의 차례가 됐다. 2000만원을 신용대출 받을 수 있는지 상담했다. ‘아침에 감독당국이 실수요자에 한해 대출 중단을 풀어줬다는 뉴스를 보고 왔다’고 하자, 상담 직원은 “그런 얘기 못 들었다. 오히려 아침에 본부에서 대출을 해주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은행들 스스로 판단해 불요불급한 대출은 없도록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말한 터였다.

상담 직원은 “대출을 해드리기 위해선 고객의 신용조회와 고객이 다른 은행에 얼마나 대출을 받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그런 대출 시스템을 본사에서 막아 놨다”며 “다음달 초에 다시 방문해 상담받아 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대출이 불가능하고, 이달 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인근에 있는 신한은행 지점. 이곳에선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했다. 이 은행 역시 대출 시스템을 막아 놓아 사실상 대출을 받는 것이 불가능했다. 상담 직원은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대출을 중단하도록 한 상황이어서 우리가 나서서 대출해주기 힘들다”며 “9월쯤에 다시 한 번 오시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지점 역시 마찬가지였다. 상담 직원은 “정부가 보증해주는 정책자금은 대출이 되지만 은행 자금으로 해 주는 가계대출·신용대출·전세대출은 모두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이전에는 대출 심사 뒤 가산금리 일부를 빼주는 식으로 금리를 낮춰주긴 했지만, 앞으로는 금리를 낮춰주는 것도 힘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직원은 “일단 본사 차원에서 이달 말까지 대출을 중단하라고 했는데, 9월 들어서도 대출이 재개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결혼을 앞둔 남녀 한 쌍이 대출 상담을 받으러 왔다. 그들 역시 은행 몇 군데를 돌아다녔으나 모두 대출을 거절당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최아무개(29)씨는 “지난주 전세계약을 했는데, 3000만원의 전세대금을 받으려고 은행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대출을 해주겠다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며 “금리가 더 높은 새마을금고나 저축은행을 찾아가봐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지점에선 신용대출을 상담했다. 이 은행은 일단 대출 접수를 받았다. 재직증명서와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의 서류를 가져오면 대출 심사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현재는 대출 심사를 본사에게 하기 때문에 대출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대출 담당자는 “감독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달 대출 잔액의 0.6% 이내로 맞추라고 지시해 당분간 대출받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국민은행과 마찬가지였다.

이날 명동의 주요 은행 창구에서 대출을 받기는 사실상 힘들었다. 한 은행 창구의 상담 직원은 “불경기 탓에 생활자금이나 사업 유지자금을 마련하려고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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