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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사퇴 1년 지났건만…신한금융 ‘라응찬 그림자’

등록 2011-09-06 20:49수정 2011-09-06 23:12

라응찬 전 회장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전사장쪽 인물 몰락
라 전회장 측근은 핵심보직
CEO 6명 ‘그룹경영회의’도
신 전사장 복귀차단용 지적
한동우 회장 “일방적 주장”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사태 내분을 딛고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신한금융그룹은 여전히 라응찬 전 회장이 수렴청정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홍역을 치렀던 내분 사태를 뒤로하고 새 경영진을 맞이하면서 ‘제왕적’ 최고경영자의 관행을 철폐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신한금융 안팎에선 이렇게 서로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은 회장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과 회장의 장기 집권이 신한 사태를 촉발했다고 보고 이를 해소하고자 그룹과 계열사 최고경영자 6명으로 꾸린 ‘그룹경영회의’를 이달 중으로 신설하기로 했다. 또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해의 내분을 수습하고자 연일 탕평인사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신한은행 내부에선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라응찬 전 회장이 아직도 신한금융을 사실상 수렴청정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단행된 일련의 인사를 볼 때 라응찬 전 회장 측근들은 핵심 보직을 받은 반면, 신상훈 전 사장계 인물들은 사실상 몰락했기 때문이다.

신 전 사장 핵심 측근인 이성락 부행장은 펀드수탁 자회사인 신한아이타스 사장으로, 이영훈 부행장은 신한은행 고문으로 각각 밀려났다. 이에 따라 임원진 가운데 신 전 사장 쪽 인사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실무자들도 국내로 소환돼 사실상 대기발령 상태다. 이아무개 중국현지법인 수석부행장(부장급)은 올 초 국내로 소환됐고, 박중헌 전 일본신한은행(SBJ) 부사장(본부장급)과 송아무개 부부장도 국내로 불려 들어왔다. 이들은 모두 신 전 사장의 비서실에서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은 “검찰 참고인으로 국내로 불려 오는 일이 많아 업무에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지난달 박중헌 부사장을 불러 9월10일 본부장 임기가 끝나면 계약이 만료될 것이라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편파인사’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박 부사장은 사표를 내라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신한은행은 이에 대해 “사표를 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 회장이 취임 뒤 탕평인사를 외쳤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이 때문에 라 전 회장이 아직도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 신한은행 관계자는 “한 회장은 서 행장이 친 신상훈계로 분류되는 박 부사장을 해고시키려 할 때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도 모를 정도였다”며 “대부분의 신한맨들은 서 행장이 단독으로 박 부사장을 해고하려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동우 회장은 “은행의 본부장급 인사는 자회사 사장에게 맡기고 있어서 은행장이 직접 처리한 것”이라며 “라 회장이 여전히 신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신한 사태 때 피해를 본 쪽으로 그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룹 회장이 일본 법인을 사실상 책임지고 있는 핵심 본부장 인사를 모른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신한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수렴청정 논란과 관련해 라응찬 전 회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난 이미 그만둔 사람이다. 영향력을 전혀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상훈 전 사장은 “현재 재판에 집중하고 있어 그런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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