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 시대’라고 한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지만 노인성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의료비 지출도 늘어나는 게 현실이다.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지난해 65살 이상 노인 한 명당 연간 진료비 지출은 276만9000원으로 전체 국민 1인당 진료비의 3.1배에 이른다. 그러나 의료비를 지원하는 의료실비보험은 보통 60살이 넘으면 가입하기 힘들다.
노인을 위한 보험 상품은 없을까? 있다. 노인을 대상으로 질병·사고·치매 등의 각종 비용을 보장해 주는 실버보험이 그것이다. 노인 스스로 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사례도 있지만 자녀들이 부모를 위해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
현대해상이 지난달 내놓은 ‘하이라이프 부모사랑효보험’은 최대 77살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사망과 암진단 위험을 최대 80살까지 보장한다. 기존 상품은 61살 이상 고령자의 경우 ‘진사’(보험회사가 피보험자의 혈압·혈액·소변검사 등의 검진을 통해 심사하는 것)를 받아야 하고 질병 관련 보장은 가입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상품은 상해사망은 물론 질병사망도 77살까지 진사 없이 가입할 수 있다. 암진단 보장은 70살까지 진사 없이 가입할 수 있으며 77살까지는 진사 뒤 가입 가능하도록 가입 나이를 확대했다. 65살 여성의 경우 월 3만원대로 사망 1000만원, 암진단 1000만원까지 보장한다.
에이아이에이(AIA)생명의 ‘무배당 활기찬 노후보험’은 보험 가입 가능 나이를 50~70살로 확대했다. 심장질환·뇌출혈·신부전증·간경화·폐질환 등 5대 노인성 질병을 보장하며 중대 수술은 별도 수술비를 지급한다. 60살 남자는 월 1만8690원, 여자는 1만3540원만 내면 중증 치매 진단 때 3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차티스의 ‘명품치매보험’은 경제적 부담이 큰 치매를 60살 남자기준 월 9820원의 보험료로 치매간병비 5000만원을 보장해준다. 또 치매간병인을 고용할 경우 1회 3만원씩 연 5회까지 무료로 지원해준다. 50~70살까지 가입할 수 있다.
교보생명의 ‘참사랑효보험’은 노령층에 많이 발생하는 질병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70살까지 가입할 수 있다. 뇌출혈·급성심근경색증이 발병할 경우 치료비를 보장하고 암으로 인한 입원비뿐만 아니라 류머티즘, 간질환, 결핵 및 폐렴 등 8대 특정질병에 대해서도 입원비를 받을 수 있다. 동부화재가 판매하는 ‘프로미라이프 롱런인생보험’은 노후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질병·상해 의료비는 물론 간병사 소개, 장례 지원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실버보험에 가입하기 전 유의사항은 보험사와 상품에 따라 나이 등 가입조건이 다를 수 있어 가입 가능한 상품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또 가입 나이에 해당하더라도, 당뇨병·고혈압 등은 가입이 제한이 될 수 있다. 과거 앓았던 질병이나 병력을 보험사에 정확히 알리는 것도 잊지 말자. 고지 의무가 누락되는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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