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수수료, 외국계가 ‘한수 위’

같은 은행 소액이체때
수수료 1000~1500원
국내은행 대부분 면제
ATM·타행이체도 비싸

외국계 은행들의 수수료 수준이 국내 은행들보다 높아 눈총을 받고 있다.

에스시(SC)제일은행과 외환은행은 은행 창구에서 1만원을 같은 은행에 이체할 때도 1500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한국씨티은행은 1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국내 은행은 주거래 고객이 같은 지점 간 계좌이체를 할 때 10만원 미만의 소액을 이체할 경우 대부분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다. 또 국내 은행은 영업시간이 끝난 뒤 현금입출금기(ATM)로 자행 이체할 때 수수료를 면제해 주지만, 3개 외국계 은행은 똑같이 600원을 부과한다.

타행이체 수수료는 정도가 더 심하다. 에스시제일은행과 외환은행 모두 창구를 이용한 타행 이체 수수료는 금액에 상관없이 3000원으로 은행권 최고다. 한국씨티은행이 2000원이지만, 100만원을 넘는 고액 이체 수수료는 4000원에 이른다. 영업시간 뒤 현금입출금기 타행 이체 수수료가 2000원을 넘는 은행도 외국계 은행들뿐이다.

이에 대해 에스시제일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은 이체와 인출 시 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차별하고 있지만, 에스시제일은행은 금액에 상관없이 수수료가 동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액을 이체하는 데도 1000원 이상의 수수료를 물리는 것은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예컨대, 1만원 이체 시 1500원을 부과하면 수수료율이 15%에 이른다.

외국계 은행들은 사회공헌 활동을 외면하면서 이윤 극대화에만 관심이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해 외국계 은행의 사회공헌활동비(미소금융 지원금을 뺀 순수한 사회공헌금액)는 에스시제일은행 61억원, 외환은행 41억원, 씨티은행 28억원 등이다. 부산은행 225억원, 대구은행 142억원, 전북은행 73억원, 경남은행 57억원 등 대부분의 지방은행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혁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