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당경쟁·서민 생활고 겹쳐
생활비 충당용 대출이 41%
생활비 충당용 대출이 41%
대부업체의 과당 경쟁에 서민들의 생활고가 겹치면서 올 상반기에만 대부업체 대출이 1조원 넘게 급증했다.
7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행정안전부가 내놓은 ‘2011년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대부업체를 통한 대출금은 8조6361억원으로, 전년 말에 견줘 14.2%(1조706억원) 증가했다.
대출 잔액의 85.5%인 7조3846억원은 신용대출이었고, 나머지 1조2516억원은 담보대출이었다. 신용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1조696억원(16.9%) 늘었다. 1인당 평균 대출금도 304만원에서 314만원으로 증가했다.
안형익 금융위 서민금융팀장은 “법정 최고금리가 6월27일부터 연 44%에서 39%로 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자 대형 대부업체들이 상반기에 무리한 광고와 대출심사 생략 등으로 과당경쟁을 벌여 1인당 대출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원들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대부업체에 손을 벌렸다. 신규 대출의 경우 이용자의 60.1%가 회사원이었고, 21.7%는 자영업자였다. 회사원 비중이 지난해 말 56.8%에 견줘 3.3%포인트 증가했다. 대부업체가 매월 상환능력이 있는 급여생활자에게 대출을 늘렸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대출 목적으로는 생활비 충당이 41.4%로 대부분이었고 사업자금 조달이 18.2%로 그다음 차례였다.
자산 100억원 이상 대형 대부업체 91개사의 대출금은 7조5961억원으로 전체 대부시장 대출규모의 88%를 차지했다. 대형 대부업체 이용자의 74.1%는 신용등급 6등급 이하였다. 이 중 7등급자가 19.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신용등급이 5등급 이상인 사람도 25.9%를 차지해 비교적 신용이 좋은 사람도 대부업체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연 38.6%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2.9%포인트 떨어졌고, 담보대출 금리도 연 18.2%로 0.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7월 법정이자율 상한선을 연 49%에서 44%로 내린 것이 신용대출 금리 하락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 이용 기간을 보면 1년 이상 이용자 비율은 지난해 말 39.3%에서 지난 6월 43.1%로 증가했으며, 3개월 이내 이용자의 비중은 같은 기간 24.7%에서 22.1%로 감소해 장기이용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부업체와 거래한 기간이 길수록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계경제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대부업 실태조사 자료는 금융위와 행안부가 공동으로 전국 등록 대부업체 1만3384곳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648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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