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경영진 현황
김종열 사장 사퇴 배경 분분
`모피아’ 낙하산·김승유 입김 등
후임따라 상층부 물갈이 예고
`모피아’ 낙하산·김승유 입김 등
후임따라 상층부 물갈이 예고
김종열 사장의 돌연한 사퇴로 하나금융그룹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김 사장이 희생됐다는 얘기가 나오는가 하면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에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어떤 경우든 하나금융 후계구도도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김 사장은 지난 11일 오전까지 언론사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그 뒤 오후에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30여분 동안 독대를 한 뒤 사퇴의사를 밝혔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외환은행 노동조합에 비쳐진 강성 이미지로 통합 작업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우려해 자진 사의표명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사의를 표명한 뒤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강성 이미지가 있나요?”라며 되물어 묘한 여운을 남겼다.
하나금융 후계구도에도 지각변동이 생겼다. 김종열 사장은 ‘포스트 김승유’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후보였지만 사실상 경쟁구도에서 탈락했다. 일단 차기 사장으로는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우선 거론되기도 하지만, 김 행장은 전략통이기보다 영업통인 까닭에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은 외환은행장으로 내정된 상태여서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이 때문에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김승유 회장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의 연임 가도에서 김 사장이 희생됐다는 시각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애초 김승유 회장이 김종열 사장은 물론 김정태 행장,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 등 3인을 사퇴시키려 했으나, 후임자 물색이 어려워 후계구도에서 가장 유력했던 김 사장만 물러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내년 초 임기 종료 이후 연임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의 관련설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이 최근 미국으로 출국해 론스타 본사가 있는 댈러스 등을 방문해 론스타 핵심 관계자를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론스타 쪽에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계속 늦춰지고 있다며 문제삼자, 김 회장이 금융당국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위해 모피아에게 선물(자리)을 주기 위해 김 사장의 사의를 제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론스타와 맺은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 시한은 다음달 말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