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외환은노조, 은행이름·고용유지 등 합의
신용카드·IT 분야는 통합…인수 작업 사실상 끝나
신용카드·IT 분야는 통합…인수 작업 사실상 끝나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된 뒤에도 최소 5년 동안 별도 법인으로 은행 명칭을 유지한다. 또 독립 법인 존속기간 동안 노사관계와 인사에 대해 하나금융은 일체 간섭하지 않으며, 인위적인 인원감축도 하지 않기로 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과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 위원장은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양 쪽이 이견을 보였던 핵심 쟁점사항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하나금융은 론스타와 외환은행 매매계약을 체결한 지 1년3개월 만에 외환은행 인수 작업을 마무리 했다.
지난 6일 이후 대화해온 하나금융과 외환 노조는 16일 오전부터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이날 새벽 2시 합의문에 사인을 했다. 양쪽은 외환은행 임금체계 유지와 자회사 편입과 관련된 외환은행 직원의 형사처벌 취하에도 합의했다. 이에 따라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20일부터 공식 업무를 수행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신용카드와 정보기술(IT) 분야에선 통합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현재 200만개를 웃도는 외환카드의 가맹점을 하나에스케이(SK)카드와 공유하고 하나·외환은행의 자동화기기(ATM)를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하나금융과 외환 노조는 한발씩 물러서며 실리를 찾았다. 협상에 앞서 노조 쪽은 영구적인 외환은행 브랜드 유지를, 하나금융은 1~2년 유지를 주장했다. 노조는 영구적인 행명 유지는 사실상 포기했지만 직원의 피부에 와 닿는 ‘고용 보장’과 ‘급여 유지’를 확보했다. 하나금융은 외환 노조 쪽의 총파업 위협 등에 따른 파장의 확산을 막았다.
이날 회견장에는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추경호 부위원장이 깜짝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금융당국이 총선을 앞두고 사태가 커지는 것을 방지하려고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금융당국의 주문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양쪽 간 합의에도 다툼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풀이도 나온다. 합의문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견해차가 불거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고 밝힌 대목도 그 중 하나로 꼽힌다. 합병은행들은 희망퇴직제 등 자발적인 퇴직제도를 통해 인력을 줄여왔다는 점에서 인력 감축을 놓고 파열음이 나올 수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승유 회장은 “매트릭스(각 계열사의 공통된 사업부문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수평적 조직체제)의 근간을 허물지 않는 차원에서 조직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하자, 김기철 위원장은 “매트릭스는 적용하지 않는다”며 견해차를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야권과 시민단체 쪽에서는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 금융당국의 책임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한다는 방침이어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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