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충식 회장 첫 간담회서 “공공적 금융회사될 것”
작년 순이익 7788억 ‘저조’…성과차별화 등 제시
“중국 등 국외 진출”…정부 입김서 벗어날지 관심
작년 순이익 7788억 ‘저조’…성과차별화 등 제시
“중국 등 국외 진출”…정부 입김서 벗어날지 관심
지난달 출범한 농협금융지주가 효율성과 공공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충식 농협금융지주 회장(겸 농협은행장)은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지주 출범 뒤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윤을 작게 내더라도 공동의 행복을 추구하는 협동조합의 운영원칙을 살려 농민·서민·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공공적 금융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신 회장은 덩치에 견줘 낮은 생산성과 수익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도 아울러 제시했다. 그는 “성과차별화 방안을 검토해 지주와 각 계열사 차원에서 방안을 수립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영업력 강화를 위해 점포수를 올해 안에 10개 안팎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신 회장의 발언은 농협금융의 딜레마를 보여주고 있다. 효율성과 공공성은 충돌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서 농협금융은 ‘덩치 큰 느림보 곰’에 비유된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총자산 235조5000억원에 7788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다. 1조원에서 3조원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신한·우리·케이비(KB)·하나에 견줘 부진한 성적표다. 자산규모가 비슷한 하나금융(219조)이 1조2280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린 것과 비교해 보면 더욱 초라해진다. 지난해 3분기 농협은행의 직원 1인당 이익 규모(충당금 적립 전)는 1억1900만원으로 국민은행(2억2000만원)에 견줘서도 거의 절반 수준이다.
농협으로선 시중은행처럼 무작정 수익 추구에만 몰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농협금융은 농민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농협법에 근거해 설립된 금융그룹이다. 신 회장이 “대부분의 이익은 배당금과 명칭사용료의 형태로 중앙회로 환원되고 이는 100% 농민의 실익 재원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한 게 이와 무관치 않다.
‘토종’ 깃발을 내걸면서도 ‘세계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고민은 또 다른 딜레마다. 신 회장은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주주는 60% 이상 외국자본인 반면 농협금융지주는 100% 민족자본이라 지향점이 다르다”며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계 자본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실질적인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금융지주로 출범한 만큼 올해 뉴욕 사무소를 지점 형태로 전환하고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종은행 기반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진출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목표는 공공성과 수익성의 조화만큼이나 까다로운 숙제다.
금융시장 안팎에선 농협금융이 금융지주로 출범하면서 자금부족으로 정부한테 5조원을 지원 받은 상황에서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정부에서 압력은 없다”며 “농협의 자율성이 충분히 확보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농협금융 출범 때 걱정을 불러일으켰던 전산사고 재발방지와 관련해선 “시스템개선과 정보기술(IT) 인력 증원을 통해 지난해와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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