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자니 수익률 낮고…깨자니 원금 못 건지고
변액연금 가입자들 ‘속타네’
보험료 10% 사업비로 나가
10년 뒤 해지해도 손실
변액연금 가입자들 ‘속타네’
보험료 10% 사업비로 나가
10년 뒤 해지해도 손실
회사원 이아무개(31)씨는 지난해 3월 학교 선배 소개로 메트라이프의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했다. 학교 선배가 “평균수명 증가로 80~90까지 살아야 되는데 국민연금으로는 노후보장이 안되니 연금보험이 필요한데다 적금보다 수익률(연 5% 안팎)도 좋다”고 권했기 때문이었다.
이씨는 지난 4일 <한겨레>의 변액연금보험 수익률 기사를 보고, 자신의 수익률을 확인해 봤다. 10일 현재 평균 운영수익률은 1.89%에 그쳤다. 해지할까 생각해 해지 환급금을 알아보니 환급 비율은 44%였다. 그동안 120만원의 보험료를 냈으니 52만원만 환급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씨는 지금까지 부은 돈이 아까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중이다. 결혼을 앞둔 그는 변액연금보험에 들기보다 결혼 자금에 보태는 게 낫지 않았을까 후회하고 있다.
2008년 노후 설계 상담을 받아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한 직장인 김아무개(49)씨도 보험을 판매한 설계사에게 전화를 걸어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를 따졌다. 이에 설계사는 “변액연금보험은 가입 후 7년까지는 보험료의 10%가량을 사업비로 떼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일 ‘케이(K)-컨슈머 리포트 2탄, 변액연금보험 수익률’을 발표한 뒤, 해지 여부를 놓고 고심하는 가입자들이 많아졌다. 낮은 수익률에 더해 10년 전 해약 시 원금손실, 과다한 사업비 등 변액연금보험의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면서 이들의 불만은 더 커졌다.
금융소비자연맹이 펀드 수익률을 연 4%로 가정해 변액연금보험 상품 62개의 해지환급금 비율(40살 남자 기준)을 비교해 지난 10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1년 뒤 해지하면 그동안 낸 보험료의 평균 49.5%, 5년 뒤엔 92%, 10년 뒤엔 101.2%를 돌려받았다. 전체 62개 상품 중 18개(29%)는 10년 뒤 해지환급금이 보험료 원금에도 못 미쳤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정책개발팀장은 “보험을 해지할 때 사업비가 많이 부가될수록 해지 환급금이 줄어들어 소비자에게 불리하다”고 말했다. 보험사는 설계사 판매용 상품의 경우 평균적으로 보험료의 11.61%를 사업비 명목으로 뗀다.
이에 대해 생명보험협회는 “변액연금보험 고객은 7~10년 동안 보험료를 내면 끝이지만 보험사는 고객이 연금을 받을 때까지 30~40년 동안 관리가 필요해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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