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행(51)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
[이슈 & 사람] ‘변액연금보험 수익률 분석’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소비자연맹이 지난 4일 케이(K)-컨슈머리포트 2탄으로 내놓은 ‘변액연금보험 비교정보’를 둘러싼 논란이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 진원지는 정부도, 금융회사도 아니다. 수익률 보고서 작성의 실무를 담당한 조연행(51·사진) 금융소비자연맹 부회장이다.
조 부회장은 15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논란의 핵심이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금융회사의 안일한 인식이라고 꼬집었다. “지금까지 금융회사는 막대한 돈과 로비로 관(금융당국)만 막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젠 달라졌어요. 소비자의 눈높이는 높아졌고, 소비자의 알권리는 커졌어요.”
조 부회장은 말을 이었다. “보험회사의 변액연금보험 수익률 공시가 너무 엉망이었죠. 소비자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시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숨기고 수익률을 부풀리기 위한 공시였습니다.”
수익률 보고서를 준비한 기간은 4개월이었다. 금융소비자연맹이 케이-컨슈머리포트 아이템으로 변액연금보험을 공정위에 제안했고, 지난해 12월 공정위 심사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갔다. 22개 보험사들이 공시한 수익률 자료와 사업비 정보를 일일이 홈페이지를 찾아 비교 검토했다. 보고서는 에이포(A4) 용지로 200쪽을 웃돌았다.
그는 수익률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 보험 업계의 로비가 있었다는 말도 털어놓았다. “보험사 실무진들이 찾아와 ‘결과가 발표되면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되니 순위는 발표하지 말거나 구체적인 회사 이름을 거명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조 부회장은 발표 뒤 사회적인 파장은 예상했지만 보험사들이 지금처럼 전방위로 공격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보험사들이 공시하는 똑같은 방식으로 수익률을 발표했는데도, 수익률을 엉터리 기준으로 계산했다는 비판을 쏟아내더군요.”
조 부회장은 보험맨 출신이다. 교보생명 재직 시절인 1996년 우리나라 최초의 교통상해보험인 ‘차차차 교통안전보험’을 만들어 석 달 만에 100만 명을 가입시키며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2001년 3월부터 온라인에 보험소비자연맹을 꾸려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 지난해 3월 보험소비자연맹은 보험 분야 위주에서 은행·증권·카드·캐피털·신용정보 등 금융 전영역으로 확대 개편해 금융소비자연맹으로 출범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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