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수익 줄어들자 가산금리로 메워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정할 때 신용도 등에 따라 덧붙이는 가산금리를 일제히 올리고 있다.
29일 은행연합회가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를 공시한 내역을 보면,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 하락에도 10월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전달보다 0.01%~0.1%포인트씩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산금리는 은행에서 대출 금리를 정할 때 기준금리에 가산한 위험가중 금리로, 은행별로 신용등급과 담보 조건 등을 고려해 산정한다.
주택담보대출이 가장 많은 케이비(KB)국민은행은 이달 평균 대출금리를 전달보다 0.08%포인트 많은 연 3.70%를 적용했다. 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 등을 고려한 주택담보대출 10월 평균 기준금리는 전달 2.68%에서 2.64%로 0.04%포인트 내렸다. 그럼에도 가산금리가 0.94%에서 1.06%로 0.12%포인트 올라 전체 대출금리가 올랐다는 것이다.
다른 은행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는 2.71%에서 2.66%로 0.05%포인트 하락했지만, 가산금리를 1.07%에서 1.20%로 올려 대출금리는 3.78%에서 3.86%로 상승했다. 기업은행도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가 0.02%포인트 하락했지만, 가산금리를 0.19%포인트 높여 실제 대출금리는 0.18%포인트 올랐다. 개인 신용대출에서도 대부분 가산금리를 올렸다. 기업·국민·농협·외환은행 등이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를 0.01%~0.03%포인트 올려 전체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대출금리를 상향조정하면서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분을 메우려고 가산금리를 올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은행들은 자체 기준인 ‘금리 가이던스’에 따라 가산금리를 조정해왔다. 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자의 신용도 등을 평가한 위험가중 금리가 오르면서 불가피하게 대출금리가 올랐을 뿐 의도적으로 올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