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등급 이하 고객 한달간 못받아
금감원, 상품권 대출미끼 금지
은행은 안팔릴까 설명 잘 안해
금감원, 상품권 대출미끼 금지
은행은 안팔릴까 설명 잘 안해
허아무개(40·부산 해운대구)씨는 얼마 전 집 근처 은행 점포에 들러 5만원권 유명 백화점 상품권 1장을 샀다. 은행 직원은 ‘상품권 구매 신청서’를 내밀면서 주민등록번호를 적고 서명을 하라고 했다. 구매 신청서엔 ‘상품권을 구입하면 대출이 제한될 수 있다’는 문구가 있었다.
은행들은 판매금액의 4~5%를 수수료로 받고 유명 상품권을 대행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신용등급 1~10등급 가운데 7등급 이하 고객이 백화점 상품권을 은행에서 구입하면 구입일로부터 한달 동안 상품권을 구입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최근 한달 안에 대출을 받았다면 그 은행에서 상품권을 구입할 수 없다. 은행이 대출을 해주면서 상품권을 끼워 판매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대출을 미끼로 예·적금을 강요하는 이른바 꺾기(구속성 예금) 대상에 상품권(온누리상품권 제외)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고객들한테 상품권을 구입하면 대출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리지 않고 상품권 구매 신청서만 형식적으로 받고 있다. 고객들이 불필요한 신용조회를 당하거나 대출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상품권 구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ㄱ은행 관계자는 “무이자 또는 저리의 정부정책자금을 대출하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저소득층 가운데엔 신용등급 7등급 이하가 많다. 무심코 상품권을 구입했다가 대출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허씨는 “신용등급 6등급 이상은 괜찮다고 하지만 겨우 상품권 1장을 구입하고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은행은 고객한테 상품권을 판매할 때 대출 제한 규정을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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