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중심 재계쪽 반발로
보험·증권 등 2금융권 제외키로
보험·증권 등 2금융권 제외키로
재벌그룹 총수들이 계열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기로 한 모범규준이 시행도 해보기 전에 좌초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이를 시행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지만, 삼성그룹을 중심으로 한 재계 쪽 반발로 인해 보험·증권 등 2금융권은 제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김용범 금융정책국장은 15일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가운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신설하도록 하는 규정을 제2금융권에는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업계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는 중인데, 임추위는 제외해달라는 요구가 2금융권에서 전방위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오는 24일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방안을 확정·시행할 예정이다.
애초 금융위는 지난달 20일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발표하면서 자산 2조원 이상인 은행 및 은행지주사, 보험회사, 카드사, 저축은행, 증권사 등 118곳을 적용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금융회사가 최고경영자 등 임원을 뽑을 때 후보자의 자격요건을 검토하고 이사회에 추천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임추위를 두도록 한 것이다. 이런 모범규준이 시행되면 주로 그룹 차원에서 인사를 담당해온 재벌그룹 계열 금융회사들의 임원 선임 관행에 일정 정도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을 중심으로 2금융권 금융회사들이 책임경영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금융위가 물러선 것이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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