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반응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인상에 대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업종과 내수업종 사이의 반응은 뚜렷하게 갈렸다.
삼성, 엘지, 현대·기아차, 에스케이 등 재벌기업들은 콜금리 인상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 반면에 중소기업들은 걱정스런 목소리를 쏟아냈다. 콜금리 인상에 따라 곧 금융권의 대출금리가 오를 게 뻔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윤이상 경제정책부장은 “아직 중소기업들은 경기회복을 실감하지 못하는 데다 원자재값도 크게 올라 어렵다고 아우성”이라면서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면 중소기업들은 더 힘들어지고 자금조달 비용의 상승 때문에 투자도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철근가공업을 하는 중소기업인 ㅅ사는 “콜금리가 0.25%포인트 올라가면 시중은행은 0.1~0.2%포인트 더 붙여서 올리니까 이자부담이 만만치 않게된다”며 “환율도 오르는 추세이고 금리까지 높아지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에서도 유통, 식품 등 내수의존도가 높은 업종에서는 금리인상에 따른 간접적인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가계부문의 이자부담이 커져 막 회복하려는 내수에 찬물을 끼얹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승철 전경련 경제조사본부장(상무)은 “8월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모가 297조원에 달하는데 콜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로 가계소비의 실질적인 위축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심리적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내수기업들은 통화당국이 콜금리 인상의 명분을 ‘물가상승 우려’에서 찾는 것에 강하게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 유통업체 임원은 “아직 내수경기의 회복이 가시화하지도 않았는데 물가 잡자고 금리를 올리게되면 내수경기는 곧바로 깊은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철 상무는 “현재 국내외 금리격차나 기업들의 자금사정 등을 감안할 때 콜금리 0.25%포인트 정도의 상승은 실물경제에 별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0.5%포인트 이상 오르게되면 중소기업과 가계부문의 타격이 너무 심해 성장률도 떨어지고 양극화는 더 심화될 것”이라며 추가 금리인상을 반대했다. 박순빈 최혜정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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