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5개월 만의 첫 콜금리 인상 조처였지만 예견됐던 일이어서인지 11일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은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풍부한 유동성이 뒷받침된 가운데 콜금리 인상도 경기회복 신호를 나타내는 재료로 인식되면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부동산업계는 부동산 시장 안정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외환시장 동요없고 채권금리는 하락, 주가와 환율은 상승=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 이후 불안한 양상을 보였던 채권시장은 이날 콜금리가 인상되자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지난 한달간 0.4%포인트나 올랐던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11일 되레 전날보다 0.04%포인트 내린 4.64%에 마감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대부분 콜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탓인지 이날 인상 조처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콜금리 인상이 일회적이냐 연속적일 것이냐에 관심이 많았다. 채권 딜러들은 이날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에 대해 ‘중립적’인 신호를 보냈다고 해석하며, 앞으로 나올 경기지표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등락 대우증권 채권영업부장은 “박 총재가 경기상황을 봐서 검토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며, “앞으로 채권금리는 4.50% 정도까지 내려갔다가 연말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구 랜드마크투신운용 운용본부장은 “박 총재가 ‘내년에도 경기부양적 금리정책을 펴겠다’거나 ‘자원배분의 왜곡이 완화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을 볼 때 연속적으로 인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채권금리는 그동안 많이 오른 만큼 일정 정도 하락한 뒤 4.50~4.70% 사이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금리인상이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주식시장은 이번 금리인상이 내수 경기회복을 확신시켜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되레 호재로 받아들였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금리인상과 함께 일본 닛케이지수 급등, 3분기 실적 호전 기대 등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17.09(1.39%) 오른 1244.27로 마감해 또다시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행에서 경기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해 오히려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경기회복에 따른 최초의 금리인상은 악재보다는 호재로 인식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은 외국인의 국내 채권시장 투자규모가 매우 적은데다 추가 금리인상이 불투명해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엔 환율 상승과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자금 등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3.90원 오른 1041.80원에 마감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의 금리인상 결정이 나오기 전 한 방송사가 콜금리를 동결했다고 오보를 해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이 한때 출렁거리기도 했다. 주가는 되레 최고치 경신 주가최고치 경신=일반적으로 금리인상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주식시장도 이날 인상 결정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금리 수준이 여전히 낮은 수준인데다 이날 금리인상이 내수경기 회복을 확신시켜주는 것으로 해석돼 오히려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7.09(1.39%) 오른 1244.27로 마감해 또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5.73(0.95%) 오른 609.58로 마쳤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행에서 경기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해 오히려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은 외국인의 국내 채권시장 투자규모가 매우 적은데다 추가 금리인상이 불투명해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달러/엔 환율 상승과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자금 등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3.90원 오른 1041.80원에 마감했다. 한편,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금리인상 결정이 나오기 전 한 방송사가 콜금리를 동결했다고 오보를 해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이 한때 출렁거리기도 했다. 부동산 안정세 굳힐 듯 부동산 안정 계기=부동산업계는 이번 콜금리 인상이 8·31 부동산대책에 이어 부동산시장 안정세를 확고히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콜금리 인상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집값 불안의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로 지적돼온 저금리 기조에 변화가 생기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부동산투자자문회사 알이멤버스의 고종완 대표는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금융권으로 흘러갈수록 부동산시장에는 악재”라며, “신규 대출 수요도 줄겠지만 기존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될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주택 처분 압력이 생기면서 점차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 인상은 최근 국지적인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전세가격 안정에도 긍적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김선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은 “집주인들 처지에서는 금리가 오를수록 임대를 내놓을 때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게 된다”면서,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면 전세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익림 최종훈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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