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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목돈 마련’ 대표상품도 못 피한 저금리 칼날…믿었던 재형저축도 연 2%대로 ‘뚝’

등록 2016-03-08 20:21

고정 금리 기한 3년 지나자마자
은행들 일제히 최대 1.5%p 인하
190만 가입 계좌 91%가 해당
일반 적금과 금리차 0.5%p 불과

당국 “예측 가능 범위 벗어났다”
은행들 “상황 맞춰 조정한 것뿐”
서민 자산 불리기의 디딤돌을 제공하겠다며 정부 주도로 도입된 재형저축(변동형)의 금리가 이달 들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재형저축 가입자의 90%가량은 가입 뒤 일정기간이 지나면 금리를 조정하는 변동형을 선택했는데, 이번달부터 순차적으로 바뀐 금리를 적용 받게 되는 가입자들은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8일 주요 시중은행들이 공개한 재형저축 금리를 보면, 케이비(KB)국민은행은 연 4.2%였던 금리를 2.7%로 1.5%포인트 인하했고, 케이이비(KEB)하나은행도 연 4.1%에서 2.6%로 내렸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연 2.55%와 연 2.85%로 종전보다 각각 1.3%포인트, 1.0%포인트씩 낮췄다. 그나마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의 금리인하 폭(0.6%포인트)이 가장 적었다. 모두 지난 4~6일 동안 금리가 조정됐다.

재형저축은 연 2%대의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고정형’과, 가입 뒤 3년 동안은 연 4%대의 고정금리가 적용되고 이후 변동금리로 바뀌는 ‘변동형(혼합형)’으로 나뉜다. 이 상품이 도입된 2013년 3월에 변동형으로 가입한 이들이 이번에 바뀐 금리를 적용받는 첫번째 대상자로 139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말로 종료된 재형저축 가입 계좌는 모두 189만개로 이 가운데 91.5%(지난해 5월 기준)가 변동형이다. 나머지 변동형 가입자들도 앞으로 가입 3년이 되는 시점부터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금리절벽’에 빗댈 수 있을 정도로 한꺼번에 대폭 금리가 낮아지자 가입자들은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상당수는 고금리에 매력을 느껴 가입했으나 기대치가 크게 꺾였지 때문이다. 당장 일반 적금보다 2%포인트 이상 높았던 금리 차이도 0.5%포인트 안쪽까지 좁혀졌다.

직장인 이아무개(36)씨는 “은행 직원들이 이자가 높다고 권유해 가입했는데, 금리가 일반 적금과 비슷한 수준까지 한 번에 떨어져 황당하다. 그나마 중도 해지하면 이자도 거의 못 받고, 비과세 혜택도 사라져 그냥 돈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재형저축은 여러 금융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크지 않은 서민들(연소득 5000만원 이하 근로자, 연소득 3500만원 이하 자영업자)만 가입이 가능했던데다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의무가입 기간 7년을 채워야 해 기회비용이 큰 편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은행들이 수익을 높이기 위해 예측 가능한 범위를 벗어난 수준으로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것은 신뢰보호 원칙에도 벗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은행들은 “저금리가 이어져 시장 상황에 맞춰 금리를 조정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한편에선 재형저축 도입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 은행들이 실적을 채워야 하는 부담에 그동안 금리를 조정하지 않다가 가입기간이 끝나자마자 한꺼번에 금리인하를 단행했다는 의구심도 제기한다. 은행원 김아무개(32)씨는 “당시 직원들에게 할당량까지 주면서 유치를 독려했는데, 금리가 높아야 소비자들이 가입을 하기 때문에 당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았던 변동형을 주로 권유했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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