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래 고객 확보” 경품 이벤트
봄을 맞아 ‘청춘’들을 유치하려는 시중은행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새 학기를 시작하는 대학생들에게 첫 계좌를 트게 하거나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를 일찌감치 주거래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등록금이나 여행상품권 등을 경품으로 내건 곳도 있다.
9일 은행권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신한은행은 이달 말까지 대학생이나 대학원생들을 상대로 ‘등록금 내고 장학금 받자’ 행사를 연다. 영업점 창구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등을 통해 등록금을 납부한 뒤 이벤트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등록금의 50%(최대 150만원) 등을 경품으로 준다. 이와 함께 다음달 말까지 신한은행과 첫 거래를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거쳐 노트북 등의 경품을 주는 행사도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모바일로 대학생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이 은행의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에 가입한 뒤 친구를 초대해 단체 대화방을 만들고 학교와 단체명을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10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 등을 주는 행사를 다음달 6일까지 진행한다.
케이비(KB)국민은행은 20대 전체를 겨냥했다. 다음달 30일까지 ‘새출발! 새시작! 이벤트’를 열어 ‘케이비락스타통장’이나 ‘케이비스타트통장’ ‘케이비스마트폰적금’ ‘케이비내맘대로적금’ 가운데 한 가지 상품에 새로 가입한 만 18~28살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거쳐 아이패드 등을 줄 계획이다.
케이이비(KEB)하나은행도 하나멤버스에 새로 가입하면 하나머니를 활용해 편의점 일부 상품을 500~700원씩 싸게 살 수 있는 행사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은행들이 봄이 되면 떠들썩하게 이런 이벤트에 나서는 이유는 잠재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아직 돈은 별로 없지만 한 번 계좌를 만들어 거래를 시작하면 이를 잘 바꾸지 않는 금융 소비자들의 특성을 감안한 마케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모바일 뱅킹이 늘면서 지금은 예전보다 덜한 편이지만 여전히 대학교 인근에서 영업을 할 때 직원들이 옷차림을 젊게 하는 등 청년층 모시기 경쟁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대학생 봉사단이나 홍보대사 활동 지원, 글쓰기·면접 노하우 강연 등 20대를 대상으로 한 은행의 마케팅 폭도 넓어지고 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시중은행들의 20대 겨냥 마케팅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