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작년 121만장 늘어…무슨 일 있었길래?

통계 작성 시작한 2002년 이후 최대…누적 800만장 돌파
국세 카드 납부 한도 폐지되면서 법인카드로 공과금 납부

지난 한해 법인카드 발급 숫자가 100만장 넘게 늘어 역대 최대인 총 800만장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법인 신용카드 발급 숫자는 815만9000장으로 전년 말 694만4000장에 견줘 121만5000장이 늘었다.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2년 이후 가장 많은 증가다.

법인카드 발급 숫자는 2011년 처음으로 600만장을 넘은 뒤 2012년 659만2000장, 2013년 687만3000장, 2014년 694만4000장으로 4년 동안 줄곧 600만장대에 머물렀다. 그러다 지난해 법인카드 발급이 급증해 800만장대로 진입한 것이다.

이처럼 법인카드 발급이 늘어난 것은 일단 법인 수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신설 법인의 수가 9만3768개 늘어났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래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는 공과금을 신용카드로 납부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더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국세의 카드 납부 한도를 폐지했다. 이에 맞춰 카드사들도 무이자 할부, 포인트 납부, 캐시백 등의 혜택을 내세우는 ‘공과급 납부 특화 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여신금융연구소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공과금 서비스 업종의 카드 승인 금액은 46조2900억원으로 전년(22조 6300억원)에 견줘 2배 이상 크게 늘었다. 여신금융연구소는 “국세의 카드 납부 한도가 풀리고 카드사들도 관련 서비스를 다수 제공하면서 법인들이 공과금 납부용 법인카드를 많이 발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어려우니 법인들도 현금 보유가 중요해지면서 카드 사용을 늘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