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0명중 2.5명 회사 떠나
KEB하나, 1085명 감축 ‘최대’
한국SC는 직원 20%가 희망퇴직
모바일 시대 맞아 몸집 줄이기
성과주의 확산에 신청자 늘어
KEB하나, 1085명 감축 ‘최대’
한국SC는 직원 20%가 희망퇴직
모바일 시대 맞아 몸집 줄이기
성과주의 확산에 신청자 늘어
전국 12개 시중은행들이 지난해에만 2000여명의 인력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고 인사 적체를 해소하려 주로 관리자급 직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여파다. 은행들의 ‘몸집 줄이기’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3일 각 은행들이 공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방은행을 포함한 전국 12개 시중은행들의 직원 수는 8만7171명으로 2014년보다 2169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원 100명 중에 2.5명꼴로 회사를 떠난 셈이다. 이들 가운데 케이비(KB)국민·케이이비(KEB)하나·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 3개 시중은행에서만 2600명 이상이 줄었다.
특히 국민은행은 지난해 6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쳐 시행한 희망퇴직으로 1100명의 인력을 줄였다. 그럼에도 국민은행(2015년 말 2만800명)은 여전히 다른 대형 시중은행들보다 직원 수가 5000명가량 많다. 소매금융 위주라 일선 점포 수가 가장 많은데다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긴 영향이다. 이에 내부적으로 ‘조직 슬림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고 지난해 실시한 희망퇴직에서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이 되는 54살 이상 직원의 상당수가 옷을 벗었다.
외환은행과 합병한 하나은행도 몸집을 크게 줄였다. 하나은행은 외환은행 합병 당시(2015년 9월) 1만6368명이던 직원수가 지난해 말에는 1만5283명으로 1085명이나 줄었다. 합병 뒤 지난해 12월 진행한 희망퇴직으로만 7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다른 은행들 역시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데다 인터넷·모바일 뱅킹 확대로 점포와 인력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적극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한국에스시은행은 지난해 전체 임직원의 약 20%에 이르는 960여명의 직원을 희망퇴직으로 떠나보냈다. 당시 이들에겐 근무 기간에 따라 32~60개월치의 급여가 특별퇴직금으로 주어졌고, 자녀 학자금 등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의 부행장은 “점포 활용도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인력 적체도 심해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퇴직을 유도하고 있다”며 “희망퇴직 때 지급하는 일시 위로금과 이로 인해 아낄 수 있는 매년 인건비를 비교하면 8년이 지나야 손익분기점에 이른다”고 말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앞으로 은행권에 성과주의를 확산시키고 호봉제를 폐지하겠다고 압박한 것도 희망퇴직 신청자가 늘어난 배경이다.
퇴직자들이 주로 장기 근속자들이다보니 12개 은행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도 2014년 14.3년에서 지난해에는 13.9년으로 짧아졌다.
여성 은행원들의 노동조건은 여전히 남성의 절반 수준이었다. 국민·하나·신한·우리 등 주요 시중은행의 여성 직원 비중은 전체의 40~60%였지만 1인당 평균 임금은 남성의 55~62%에 그쳤고, 근속연수도 남성보다 5~10년가량 짧았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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