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장 보수 12억200만원 발표
성과급은 별도로 기재했다가
‘꼼수’ 지적에 46억2600만원 정정
성과급은 별도로 기재했다가
‘꼼수’ 지적에 46억2600만원 정정
금융회사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공개가 잇따르는 가운데 신한금융지주가 한동우 회장의 보수 내용을 하루 만에 정정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신한금융지주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31일 공시한 최초 사업보고서 내용 중 ‘이사·감사의 개인별 보수 현황 자료’를 하루 만에 수정했다. 애초 한 회장의 보수 총액은 12억200만원으로 기재됐다. 여기에는 한 회장이 지난해에 받은 주식보상과 장기성과급 등을 포함하지 않았다. 다만 ‘이와 별도로 회사의 장기성과(2011년~2014년)에 따라 지급이 확정된 과거 3년(2011~2013년) 누적 장기성과급(17억500만원)과 누적 장기성과연동형 주식보상(3만6288주)의 일시지급이 있음’이라고 따로 주석을 달았을 뿐이다.
은행권에선 당장 ‘고액 연봉 논란을 피하려는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감독원은 보수 총액을 산정할 때는 연봉뿐만 아니라 그해에 실제로 받은 금액을 모두 합산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의 주가가 4만원가량인 걸 감안하면, 이대로라면 한 회장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40억원 이상이 된다. 논란을 피하려다 오히려 논란을 키운 꼴이 되자 신한금융지주는 하루 만에 공시 내용을 정정해 한 회장이 46억26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 사이 사람들의 관심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에 쏠렸다. 김 회장은 성과급 등을 합쳐 지난해 12억3600만원을 받았는데, 공시 자료로만 보면 김 회장이 ‘연봉 킹’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금융권 고액 연봉에 대한 눈총이 따가운 상황이라 하나금융 쪽은 달갑지 않은 분위기였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과거 성과에 대한 성과급까지 지난해에 받은 연봉으로 오해할 수 있고, 지난해 1분기에 이미 지급 내용을 밝혀 따로 분리해 공시했을 뿐”이라며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어 기재 내용을 바로 정정해 다시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박승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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