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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백화점 상품권은 왜 신용카드로 못 살까

등록 2016-04-05 20:30수정 2016-04-07 18:49

서울 중구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직원들이 선물용으로 많이 팔리는 상품권을 들어보이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서울 중구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직원들이 선물용으로 많이 팔리는 상품권을 들어보이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궁금증 ‘톡’
결혼 준비 중인 이아무개(33)씨는 최근 선물용 상품권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가 낭패를 봤다. 10만원짜리 상품권 10장을 사기 위해 신용카드로 결제하려다 거절당한 것이다. 이씨와 같은 경험을 한 이들은 한둘이 아니다. 500원짜리 껌 한 통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시대에 백화점 상품권만 안되는 이유가 뭘까.

악용 가능성·수익성 고려한
백화점들 자체 결정일 뿐
법으론 100만원 이내 허용

분명한 건 백화점 상품권의 신용카드 결제가 법률로 금지된 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2002년 여신전문금융법(여전법) 시행령을 바꿔 개인 신용카드의 상품권 결제를 허용했다. 한도는 월 100만원 이내로 정해져 있다. 즉 개인 신용카드 결제 거부는 롯데·현대·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들이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백화점 쪽은 첫번째 이유로 자사 상품권의 가치가 떨어질 우려를 꼽는다. 한 대형 백화점 관계자는 “신용카드로 구입한 백화점 상품권을 상품권 취급업체에 가져가 5~10%정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 현금화 하는 ‘깡’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액면가 10만원짜리 상품권이 9만5000원이나 9만원에 팔리기 시작하면 상품권의 가치와 이미지가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일부 상품권이 구두방 등에서 액면가 이하로 팔리면서 그 가치가 크게 하락한 사례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불카드나 체크카드로는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백화점들이 법인카드로는 상품권을 구입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형평성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기업 단위의 대량 구매가 이뤄져 매출에 도움이 되는 법인카드와 달리 신용카드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남는 게 없는 장사’여서 개인 신용카드 구매를 홀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용카드 업계에 따르면 10만원짜리 상품권을 구매할 경우, 1장당 2000~3000원 정도의 카드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백화점 쪽은 “법인카드는 개인 카드에 견줘 관리가 더 엄격하고 회사 업무를 대리해 공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사고의 우려가 훨씬 적다. 카드 수수료 등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신용카드사들은 법인의 대량 구매에 대해 수수료 우대혜택을 제공하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홈플러스와 농협 등 일부 유통업체가 상품권의 개인 카드결제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도 백화점 쪽 해명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임의로 결제수단을 제한하는 것은 소비자의 편의를 무시하는 행위다. 현금으로 결제하거나 법인카드로 결제해도 상품권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상품권 깡’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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