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양생명 인수 이어 2번째
자산 40조 넘어 국내 생보 5위로
“시장 활력”-“중국에 잠식” 엇갈려
자산 40조 넘어 국내 생보 5위로
“시장 활력”-“중국에 잠식” 엇갈려
지난해 동양생명을 인수한 중국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 한국 법인까지 인수하기로 해 국내 보험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6일 보험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안방보험은 이날 오전 독일 알리안츠그룹과 한국 법인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알리안츠그룹이 보유한 한국 법인의 지분 100%다.
알리안츠그룹이 지난달 알리안츠생명을 매물로 내놓은 뒤 아이비케이투자증권 등도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결국 안방보험의 품에 안기게 됐다. 알리안츠그룹과 안방보험은 앞으로 구체적인 실사를 거쳐 가격을 결정한 뒤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매매 가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대략 2000억~3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업계에선 추산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실사를 마친 뒤 8~9월 정도 인가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인가신청 뒤 3~4개월 이내에 승인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연내에 인수 작업이 완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방보험은 앞서 지난해 9월 생명보험업계 8위 규모인 동양생명을 1조13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국내 금융회사를 인수한 중국 자본은 안방보험이 처음이다. 이번에 16조6510억원 자산 규모로 업계 11위인 알리안츠생명을 추가로 사들이면서 안방보험은 총 자산 기준 40조원을 넘어서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엔에이치(NH)농협생명에 이어 국내 생보업계 5위에 올라서게 됐다.
‘차이나 머니’의 거센 공세를 바라보는 국내 보험업계의 속내는 다소 엇갈린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중국의 막대한 자본력이 국내에 들어오면 침체기인 보험시장이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에 부담을 느끼는 보험사가 앞으로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를 인수할 곳은 중국 금융사가 아니겠냐”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아이엔지(ING)생명, 피시에이(PCA)생명 등이 인수합병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알짜 보험사들이 중국 기업 손에 줄줄이 넘어가면 결국 국내 보험업계가 중국 자본에 잠식당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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