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살 이상 고연령층은 평생 지출하는 의료비의 절반 이상을 쓰지만 의료보장성보험(상해·질병·건강·암 보험) 가입률은 10% 미만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생애 의료비의 9~12%가량을 쓰는 20살 미만은 의료보장성보험 가입률이 2%에 그쳤다.
3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연구 결과를 보면, 2013년을 기준으로 남자는 평생 의료비로 1억1774만원을, 여자는 1억2331만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영유아·아동·청소년(0~19살) 시기에 쓰는 평균 의료비는 남자가 1301만원, 여자는 1141만원이었다. 생애 전체에 사용하는 의료비 가운데 남자는 12.8%를, 여자는 9.3%를 19세 이하일 때 쓰고 있는 것이다. 또 65살 이상의 경우, 남자는 5137만원, 여자는 6841만3000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 의료비 중 남자는 50.4%, 여자는 55.5%를 고연령 시기에 쓰는 셈이다.
이는 보건복지부 통계로도 증명된다. 복지부의 2013년 환자조사 결과를 보면, 1년 동안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 가운데 외래환자는 302만6000명으로, 이 가운데 16.8%가 19살 이하였고, 27.6%는 65살 이상 환자였다. 입·퇴원 환자 83만2000명 중에서는 19살 이하가 14.2%, 65살 이상이 27.2%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들 연령대의 의료보장성보험 보유 건수는 다른 연령대에 견줘 현저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개발원의 조사 결과, 2014년을 기준으로 19살 이하의 의료보장성보험 보유 건수는 80만6000건으로 전체 계약의 2.0%에 불과했다. 65살 이상 고연령대는 379만3000건으로 전체 계약의 9.3% 수준이다. 이는 생애 의료비의 10% 미만을 쓰는 청년층(20~39살)의 보험 보유 건수가 전체의 24.5%, 생애 의료비의 30% 미만을 쓰는 중장년층(40~64살)의 보험 보유 건수가 64.2%를 차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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