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이어 ‘요주의’로 낮춰
주채권 산은은 계속 ‘정상’ 분류
주채권 산은은 계속 ‘정상’ 분류
시중은행들이 지금까지 ‘정상’으로 분류했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의 자산 건전성 등급 강등에 나서고 있다. 반면 주채권은행인 케이디비(KDB)산업은행과 여신액이 가장 많은 수출입은행은 여전히 이 회사에 대한 자산 등급을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1일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한 단계 낮췄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의 자산 건전성을 요주의로 낮춘 것은 케이비(KB)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대우조선해양의 채권은행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보면 정상 분류를 할 수 없는 기업인데 그동안 산업은행 등의 눈치를 보는 기류가 없었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실무부서 등에서) 등급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이 조 단위에 이르는 국책은행이나 엔에이치(NH)농협은행 등과 달리 신한은행의 위험노출액은 2800억원 정도여서 상대적으로 충당금 적립 부담이 가벼운 점도 영향을 줬다. 여신 등급을 정상으로 분류하면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지만 요주의로 낮추면 자산의 7~19%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국민은행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위험노출액은 약 7000억원 정도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여신 등급 재분류는 다른 시중은행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이미 지난해부터 충당금을 쌓을 준비를 하고 있어 조만간 여신 등급을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들의 대우조선해양 대출액은 모두 22조원에 이른다.
한편 농협은행은 이날 한진해운 여신 등급을 ‘요주의’에서 ‘고정’으로 낮춰 잡고, 충당금 확보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용선료 협상 결과에 따라 한진해운의 여신 등급을 고정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시중은행들은 현대상선에 대해서는 자산 건전성을 이미 고정 이하로 두고 충당금을 확보한 상태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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