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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카드사들, 모바일 편리성 앞세워 카드론 ‘빚내기’ 유혹

등록 2016-07-21 16:23수정 2016-07-21 21:27

올 1분기만 6000억 늘어…2030이 30%
카드사 수익성 악화에 고금리 장사 집중
“모바일로 1분만에 대출” 편리성 강조
“은행권 여신심사 강화 영향” 분석도
새내기 직장인 이연주(28·가명)씨는 지난달 친인척의 경조사와 어머니의 병원비 등 갑작스런 지출 증가로 생활비가 모자라 고민하다 카드론을 이용하게 됐다. 은행에선 까다로운 대출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카드론은 애초 사용하던 신용카드를 이용해 모바일 문자메시지 인증 한 차례로 손쉽게 대출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금리가 상당히 높지만 빠르고 편리한데다 중도상환과 분할상환도 가능해 300만원을 대출받았다”고 말했다.

초저금리 상황에서도 평균금리가 13~15%대로 높은 고금리 대출인 카드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은 ‘모바일 카드론’이 금융권 창구를 찾을 필요없는 편리성과 익명성을 갖췄다는 점을 내세워 손쉬운 빚내기를 권하면서 2030세대를 파고들고 있다.

21일 여신금융연구소가 각 카드사의 업무보고서를 바탕으로 집계한 1분기 가계신용 자료를 보면, 신한·국민·우리·현대·롯데·하나 등 8개 신용카드사들의 카드론 규모가 올해 1분기 22조원에 이르렀다. 2013년 17조원이었던 카드론 규모는 2014년 18조9천억원으로 11.18%(1조9천억원) 증가했고, 2015년엔 13.2%(2조5천억원)나 늘어난 21조4천억원에 이르렀다. 이어 올해도 증가세가 꺾이지 않아 1분기 만에 6천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현재 시중은행권 마이너스 통장의 평균금리는 3~4%대이고,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의 평균금리는 2%대 후반에 불과하다. 하지만 신용자산이나 담보자산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카드론의 영업 기반이 넓어지면서, 두자릿수 금리를 적용하는 카드론이 몸집을 불리고 있는 셈이다.

영세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수익 기반이 악화된 카드사들은 ‘365일·24시간 가능한 카드론’을 내세우며 공격적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신용카드 한 장만 있으면 문자메시지 인증으로 이른바 ‘1분’ 안에 대출이 가능한 모바일 카드론의 장점을 적극 홍보한다.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K)뱅크 준비법인이 만 25~55살 남녀 1천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카드론을 받는 경로는 모바일 앱을 통하는 이들이 34.9%로 가장 많았다. 누리집(32.6%)이나 오프라인 지점(15.9%)을 이용하는 비율을 앞지른다. 이러다 보니 카드론 서비스는 스마트폰 사용에 친숙한 20~30대 젊은층한테 잘 먹혀들고 있다. 신한카드의 집계 결과 올 1분기 카드론 사용자 가운데 20~30대의 비중은 30%에 이르렀고, 2분기에는 30.8%로 소폭이지만 증가세를 보였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신용카드사 관계자는 “저금리로 조달금리는 점점 낮아지는데 아무래도 카드 대출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카드사 쪽에서는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카드론 영업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강화된 것도 카드론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신금융연구소 이효찬 실장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강화로 과거에 견줘 은행권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은행권에서 추가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은 추가 생활자금 등 급전이 필요할 경우, 카드론 쪽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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