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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보험사, ‘보험료 카드납부 거부’ 꼼수가 기가막혀!

등록 2016-08-14 16:31수정 2016-08-14 21:39

누리집에 카드결제 안내문 없고
카드납부 이력있는 경우만 허용
신한생명 등 고객 차별 논란

생보사 카드납부 비중 4%인데도
보험사 “수수료 부담” 이유로 꺼려
신한 “내달 폐지”등 잇따라 중단
시민단체 “거부 보험사 제재해야”
직장인 고아무개(38)씨는 얼마 전 친구한테 신한생명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자동 납부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보험사 누리집 등을 살펴봤지만, 안내 문구가 없어 콜센터로 전화를 한 고씨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상담원은 “한시적 카드자동납부 신청을 받고 있긴 하지만, 기존에 한 번이라도 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한 이력이 있는 사람만 해당돼 고객님은 신청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고씨는 “카드 납부가 안 되는 줄 알고 꼬박꼬박 계좌이체를 했는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성실한 고객을 차별하고 있다”며 “누리집에 관련 내용을 알리지 않는 것도 가급적이면 카드납부를 못 하게 하려는 의도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부터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누리집에 ‘신용카드 납입제도 운영현황’을 공시하도록 했지만, 보험료 카드 결제를 기피하려는 카드사들의 ‘꼼수’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카드납부를 허용했던 보험사마저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일부 보험 상품의 카드결제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신한생명은 9월부터 텔레마케팅과 인터넷채널을 통해 가입한 이들을 제외하고 앞으로 보험료 카드납부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현재는 고객이 매달 납부일에 콜센터나 설계사에게 직접 연락을 하거나 영업점을 방문하면 카드결제를 허용해왔다. 이에 신한생명은 민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에 카드납부 이력이 있는 사람들만 이달 말까지만 신용카드 납부 신청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고씨처럼 이전에 계좌이체만 한 사람에겐 신청 자격마저 주지 않는 것은 물론, 이런 사실을 누리집에 고지하지도 않고 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 부담이 너무 커 9월부터 카드결제를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텔레마케팅·인터넷 채널로 가입한 고객들한테 카드납부를 계속 허용할지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신한생명뿐만이 아니다. 에이아이에이(AIA)생명 역시 이달 1일부터 저축성상품의 보험료 카드납부를 전면 중단했다. 기존에는 보장성·저축성 등 모든 보험 상품의 보험료 결제가 가능했지만,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중단한 것이다. 케이디비(KDB)생명 역시 이달부터 새로 가입하는 소비자들은 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할 수 없도록 했다. 앞서 미래에셋생명도 저축성 보험에 대해 카드납부를 중단한 바 있다. 교보생명·알리안츠·한화생명 등 일부 생명보험사들은 아예 모든 상품에 대해 카드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생보협회 집계 결과를 보면, 지난 1~5월 18개 생보사의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비중은 평균 4.0%에 불과했다. 이번에 카드납부를 중단한 케이디비생명은 2.67%, 미래에셋생명은 3.43%, 신한생명은 9.15%, 에이아이생명도 15.06%에 그쳤다. 그럼에도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잇달아 카드납부를 중단하고 있는 셈이다.

손보사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한겨레>가 손보협회 누리집 공시를 살펴보니, 손보사 가운데 모든 보험 상품에 대해 카드 자동납부가 가능한 회사는 한화손보와 흥국생명 등 단 두 곳에 불과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보험료 납부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고객의 고유 권리이지 보험사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아파트 관리비나 세금도 카드로 납부 가능한데, 보험사만 예외일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카드납부 운영 현황을 공시하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카드납부를 거부하는 보험사를 제재해야 한다. 피해 사례를 모아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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