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7월 주담대 금리 연 2.56%까지 하락
기준금리 인하, 단기채권금리 하락 등 영향
금리 하향세에 주담대 대출도 지속 증가
가계부채 규모 확대 우려
은행들도 수익성 악화에 골머리
기준금리 인하, 단기채권금리 하락 등 영향
금리 하향세에 주담대 대출도 지속 증가
가계부채 규모 확대 우려
은행들도 수익성 악화에 골머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2% 중반대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주담대 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대출 잔액도 꾸준히 늘어나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도 수익성 악화에 대한 부담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4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 자료를 보면, 지난달 시중은행의 분할상환식 주담대(만기 10년이상) 평균금리가 6월보다 많게는 0.32%포인트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이비(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평균금리가 각각 연 2.61%, 연 2.66%로 연 2.5%대를 바라보는 수준으로 내렸다. 또 조선·해운업종 기업 여신에 대한 충당금 부담으로 지난 6월까지 대출금리가 연 3% 안팎을 오갔던 엔에이치(NH)농협은행도 평균금리가 연 2.60%까지 떨어졌다. 케이비(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6월보다 평균금리가 0.01~0.06%포인트 낮아졌다. 올초만 하더라도 연 3.05~3.24%에 달하던 주담대 금리가 지난 5월 들어 대부분 연 3%대 아래로 떨어진 뒤 지속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주담대 금리 산출의 근거가 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올해 1월 1.72%에서 지난달 1.32%까지 떨어진 영향이 크다. 코픽스 금리는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 등에 영향을 받는데, 저금리 탓에 갈 곳을 찾지 못한 돈들이 요구불 예금에 많이 몰리면서 은행의 조달 비용을 낮췄다. 입출금에 제한이 없는 요구불 예금은 특성상 수신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6월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탓에 하향세는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전에 이미 단기채권 금리가 기준금리 밑으로 떨어진 점도 조달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줬다”고 말했다.
주담대 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가계부채 확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은 자료를 보면, 은행권의 주담대 잔액은 7월에만 5조8000억원이 늘었다. 비수기임에도 지난 5월(4조7000억원)과 6월(4조8000억원)보다 증가액이 많다. 한은 쪽은 “주택 거래량이 늘고 대출금리가 떨어져 2010~2014년 평균 1조9000억원 수준이던 7월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주담대를 받을 때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대출금을 처음부터 나눠 갚도록 유도하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지난 5월부터 전국적으로 적용하는 등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약발’에 물음표가 붙는 셈이다.
시장 금리가 시차를 두고 코픽스 금리와 주담대 금리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주담대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충당금 부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은행들의 추가 자금 수요가 많지 않은데다 기준금리 인하 뒤 국고채(3년), 은행채(3개월) 등 단기채권 금리도 1.2% 수준으로 더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격차를 이르는 ‘예대마진’의 축소를 우려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주담대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들의 예대금리 차이는 1.97%포인트로 199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포인트대로 떨어졌다.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낮추고는 있지만 저금리 환경에서는 이런 조정에 한계가 있다보니 개인별 가산금리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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