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과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왼쪽), 빌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연준 수뇌부가 26일 와이오밍주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인근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그랜드테턴 국립공원/AP 연합뉴스
옐런 의장 “몇 달간 인상 여건 강화”
피셔 부의장 “연내 두차례 올릴수도”
미국 증시 하락하고 달러 강세로
외국인, 경계감에 코스피 매도 전환
신흥국 증시 등 국제금융 초긴장
피셔 부의장 “연내 두차례 올릴수도”
미국 증시 하락하고 달러 강세로
외국인, 경계감에 코스피 매도 전환
신흥국 증시 등 국제금융 초긴장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등 연준 고위 인사들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침에 따라,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당분간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게 됐다.
옐런 의장은 26일(현지시각)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몇 달간 금리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다만 옐런 의장은 구체적인 금리인상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옐런 의장의 발언 직후 시장은 이 발언이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연내 한차례 금리인상(12월)’과 크게 어긋나지 않을 뿐 아니라 미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해석했다. 26일 영국(0.31%), 프랑스(0.8%), 독일(0.55%) 등 유럽 주요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뉴욕 증시도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이날 미국 경제방송 <시엔비시>(CNBC)에서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옐런 의장의 발언이 12월뿐 아니라 9월에도 투자자들이 금리인상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옐런 의장의) 발언은 질문한 두 가지 모두에 대해 ‘예’라고 답하는 것과 일치한다. 하지만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들을 보기 전엔 알 수 없다”고 답변해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두됐다.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20~21일 열릴 예정이다. 26일 뉴욕 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0.16%, 다우존스30지수는 0.29% 하락해 마감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됨에 따라 미국 국채금리도 상승했고 달러화도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짐에 따라 12월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던 국제금융시장에 긴장감이 감돌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뒤 시작된 양적완화 조치를 거둬들이고 ‘금리 정상화’를 내세우며 지난해 12월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현 기준금리 0.25~0.5%) 연준은 올해 들어서는 중국발 금융불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등으로 한 번도 금리인상에 나서지 못했다. 특히 시장 예상과 달리 지난 6월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찬성 우위로 나오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자 9월 금리인상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후 7~8월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금리인상이 12월 이후로 미뤄지고, 각국이 통화·재정정책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기대 아래 유동성 확장 국면이 계속됐다. 미국 증시는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6일 미국 증시는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아직 옐런 의장과 피셔 부의장의 발언을 정확히 해석하지 못해 시장에 여파가 덜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당장 유동성 확대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로 상승한 신흥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코스피 시장을 보면 지난 7월에만 4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들어왔지만 8월 들어 유입 강도가 둔화됐고, 특히 잭슨홀 회의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던 지난 한 주간은 4557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지난 19일 연중 최고치(2056.24)까지 올라선 코스피지수도 지난 26일 2037.5까지 빠진 상태다.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든 만큼, 이번주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들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현지시각 기준 29일 개인소득 및 개인소비지출, 31일 고용조사업체(ADP)의 8월 고용보고서, 9월1일에 공급관리협회(ISM) 8월 제조업지수 등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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