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용지표에 이어 서비스지표 부진…금리인상 가능성 낮아져
전문가들 “미 베이지북·소매지표 발표 등에 따라 혼조세” 예상
전문가들 “미 베이지북·소매지표 발표 등에 따라 혼조세” 예상
미국 서비스지표 부진으로 9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큰폭으로 하락해 1년4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2원 내린 10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5월19일 1088.1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16일 최저점(1092.20원)을 고쳐 썼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7원 내린 1093.5원으로 출발했다. 이는 6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의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대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국 공급관리협회는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가 51.4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55.5)보다 대폭 하락한 것으로, 2010년 2월 이후 최저치다. 앞서 미국의 8월 고용지표도 크게 부진했다.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8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5만1000명으로 시장 참가자의 예상인 18만명을 밑돌았다.
최근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 지표들은 지난달 26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의 금리인상 시사 발언으로 고조됐던 9월 금리인상 기대감을 크게 낮췄다. 미 연준이 지표 악화에도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외환시장에서는 마감 시간을 앞두고 역외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89.7원까지 떨어지며 109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국의 경계감과 아울러 막판에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달러화 매수)가 작용해 원-달러 환율이 1090선을 간신히 지켜냈다.
전문가들은 ‘1090선 붕괴’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8일 발표될 미 경제동향종합보고서인 ‘베이지북’의 내용과 미 지표의 추가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현대선물 정성윤 연구원은 “1090선이 무너지면 추가 낙폭이 있을 수 있고, 단기적으로는 1070원대까지 환율이 내려갈 수도 있다”며 “다만 여러 지표 발표가 기다리고 있어 조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당분간은 환율과 증시 혼조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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