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80~90%가 계열사에서 나와 공정경쟁 해쳐”
하이투자증권·롯데손보 등은 계열사에 높은 수수료 부과
하이투자증권·롯데손보 등은 계열사에 높은 수수료 부과
현대차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현대라이프생명, 에이치엠씨(HMC)투자증권이 퇴직연금 몰아주기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상정 의원(정의당)은 금융감독원에게서 받은 퇴직연금의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별 계열사 비중현황(운용관리계약기준)’ 자료를 보면, 현대라이프생명과 에이치엠씨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각각 97.1%, 86.7%로 가장 높았다고 21일 밝혔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이 퇴직연금을 몰아준 셈이다. 두 회사는 퇴직연금 사업자 총 발생 수수료 대비 계열사 발생 수수료 비중이 96.0%, 74.5%로 같은 계열사의 퇴직연금 몰아주기가 보험사 운용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현대라이프생명과 에이치엠씨투자증권은 금융회사들이 자체적으로 결의한 보험일감 몰아주가 자제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다. 지난 2013년 50개 금융회사들은 스스로 ‘보험일감 몰아주기’를 줄이려고 2015년까지 총 적립금 대비 계열사 적립금 비중을 50% 이하로 낮출 것을 결의한 바 있다. 하지만 두 회사는 여기에 참여하지 않은채 80~90%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계열사로부터 나왔다. 삼성생명은 결의에 참여했지만 53.1%로 나타났고, 롯데손보(42.5%), 삼성화재(32.6%), 하이투자증권(26.9%) 등의 순이었다. 퇴직연금 몰아주기로 오히려 계열사 노동자들이 불이익을 보는 경우도 있었다.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은 전체 수수료 가운데 계열사의 수수료 비중은 절반 가량인 46.9%를 차지한 반면 계열사의 적립금의 비중은 26.9%로 차이를 보였다. 적립금 비중이 낮는데도 수수료 비중은 더 높아 계열사가 다른 기업에 비해 더 높은 수수료를 내고 있는 셈이다. 롯데손해보험(49.1%:42.5%)과 흥국생명(27.3%:21.8%) 역시 차이를 보였다.
심상정 의원은 “퇴직연금 보험일감 몰아주기는 공정경쟁을 해쳐 연금시장 발전을 저해할 수 있고, 모기업의 부실화가 계열 금융기업의 동반부실로 이어져 노동자의 정당한 수급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열사 퇴직연금에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해 계열사 노동자에게 실질적 손해를 끼쳤을 개연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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