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7:3으로 기준금리 유지
“당분간 경기지표 지켜보기로”
대선 시기 피해 12월 올릴 가능성
코스피지수 오르고 원화는 급락
한은, 가계부채 급증 추세 우려
10월 금리 추가인하 어려울 듯
“당분간 경기지표 지켜보기로”
대선 시기 피해 12월 올릴 가능성
코스피지수 오르고 원화는 급락
한은, 가계부채 급증 추세 우려
10월 금리 추가인하 어려울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사실상 연내 금리 인상을 단행할 뜻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연준이 연말에 금리를 인상할 경우 지난해 12월 제로금리 탈피를 선언 뒤 두번째로 금리를 올리는 게 된다. 국내에선 경기침체 때문에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임박한 미국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우려 때문에 연내 추가 인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블룸버그> 등의 외신 보도를 보면, 연준은 20~21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현재 0.25~0.5%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고용 시장의 추가적 개선 여부를 지켜봐야 하고,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한 뒤 “당분간 경기지표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옐런 의장은 어느 때보다 강력한 어조로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확신을 드러내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경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는 신호가 아니다”라며 “새로운 충격이 없다면 연내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시장의 예상대로 9월엔 ‘금리동결’을 결정했으나, 연말까지 반드시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는 ‘쐐기’를 박는 말로 풀이된다. 9월 금리 결정에서도 7명은 동결에 표를 던졌지만, 3명은 금리 인상에 표를 던졌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위원이 금리 인상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를 대선이 치러지는 11월보다는 12월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은 미 금리동결 소식을 반겼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71(0.67%) 오른 2049.7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8원(1.5%) 급락(원화 강세)해 달러당 1103.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단 금리동결이 결정된데다, ‘밀당’을 거듭했던 미 금리 인상 시기의 불확실성 해소가 호재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미 금리동결로 당장 한숨을 돌렸다 해도 여전히 고심을 거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째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침체 늪에 빠진 경기를 고려해야 하는 데다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관리해나가야 하는 이중의 숙제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4000억원으로 한 달 새 8조7000억원이 늘었다. 부동산 비수기인 8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다. 가을 부동산 성수기를 앞두고 강남 재건축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난 부동산 과열 양상이 얼마나 확산될지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한은 금융통화위원들은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우려를 앞다퉈 제기하고 있다. 함준호 금통위원은 지난 21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금융안정 위험이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추가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이들이 최적기로 꼽았던 10월에도 한은이 ‘신중한 관망’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서향미 연구원은 “미 금리동결로 10월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형성될 수는 있지만, 가계부채 부담, 경기 회복 모멘텀 지속, 미국·유럽 등 주요국 통화정책의 신중한 행보를 두루 고려하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10월에 인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유선희 김효진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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