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0~40대 부부의 절반 이상이 배우자의 소득과 지출 등 재무상태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13일 30~40대 부부 200쌍을 대상으로 배우자의 소득·월 평균 가계지출·가구 자산·부채 등에 대한 인지 상태를 조사한 ‘우리 부부의 재무상태 제대로 알고 있나?’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배우자의 소득이 얼마인지 아느냐’는 질문에 남편의 81%, 부인의 91%가 “알고 있다”고 답했으나, 실제 소득과 비교한 결과는 달랐다. 배우자의 월 소득을 ±5% 이내에서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는 남편의 38%, 부인의 49%에 불과했다. 남편들은 부인의 실제 소득이 높을수록 정확히 모르는 경향이 있었다. 부인의 소득이 100만원 이하인 경우, 67%의 남편이 부인의 소득을 정확히 알고 있었으나, 부인의 소득이 300만원을 넘을 때 이 비율은 25%로 줄어들었다.
반면 부인들은 남편의 실제 소득이 중간 정도일 때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남편의 소득이 200만∼300만원일 때 정확히 아는 비율이 56%, 300만∼400만원일때 53%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남편의 소득이 400만원을 넘을 때는 정확히 아는 부인이 42%로 줄었고, 200만원 이하일 때는 33%에 불과했다.
가구 지출·자산·부채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아는 경우도 생각보다 적었다. 조사결과 남편의 75%, 부인의 96%가 가구 지출규모를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이를 ±10만원 범위에서 정확히 아는 비율은 22%에 그쳤다.
가구 자산에 대해서도 남편의 90%, 부인의 89%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부부 모두가 ±1000만원 범위에서 정확히 아는 경우는 37%였다. 심지어 가구의 자산 규모를 1억원 이상 차이 나게 아는 경우도 20%나 됐다.
가구 부채의 경우는 남편과 부인 모두 96%가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100만원 범위에서 아는 비율은 52%였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임한나 책임연구원은 “성공적인 재무관리를 위해서는 재무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 부부간 소통을 통해 재정상태를 점검하고 지출 관리와 부채상환 계획을 함께 세우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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