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 기준 가계 신용갭 최초 ‘주의’ 단계
올 2분기 말 기준 빚이 소득보다 1.67배 이상 많아
“부동산 규제완화·저금리·부동산 호황 등 원인”
올 2분기 말 기준 빚이 소득보다 1.67배 이상 많아
“부동산 규제완화·저금리·부동산 호황 등 원인”
한국은행이 최근 장기적인 저금리 추세와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인한 가계대출 급증세에 다시 한번 경고음을 울렸다.
1일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보면, 올해 2분기 가계의 신용갭(Credit-to-GDP gap)은 ‘주의’ 단계인 2.03%포인트로 나타났다. 가계 신용갭이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토대로 신용위험을 따져보는 지표다. 현시점에서 문제의 비율이 향후 30년간 장기 추세치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살핀다. 신용갭 수치가 커질수록 가계부채 위험도가 불어난 것으로 풀이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이 신용갭이 2%포인트 미만이면 ‘보통’, 2~10%포인트 구간이면 ‘주의’, 10%포인트를 넘어서면 ‘경보’ 단계로 분류했다. 한은은 올해 보고서에 처음으로 이 개념을 채택해 가계부채가 국제기준으로 주의 구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실제 한국의 가계 신용갭은 2010년 이후 줄곧 마이너스에 머물다가 지난해 2분기에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했으며, 빠르게 수치가 올라가 올해 2분기에 주의 구간으로 올라섰다. 이에 대해 한은 보고서는 “2014년 8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규제완화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확대, 주택시장 호조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짚었다.
한은 보고서는 또 향후 금융통화정책의 위험요인으로 가계부채를 가장 먼저 꼽은 뒤 기업 구조조정, 국제유가, 미 기준금리 인상을 차례로 열거했다. 이는 한은이 가계부채를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보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통계는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가계부채 총액은 125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했다. 상반기 동안만 54조원이 늘었는데, 이는 한은이 가계부채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또 올해 2분기 말을 기준으로 가처분소득 기준 가계부채 비율도 167.5%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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